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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오는 12일(현지시간) 오전 10시 아이폰15 시리즈를 공개한다. 업계는 고급형 모델에 티타늄 프레임과 잠망경 렌즈 탑재 등 강화된 스펙 뿐만 아니라 그간 고수했던 자체 라이트닝 충전 단자 대신 안드로이드폰과 같은 USB-C 타입으로 바뀌는 등 변화될 모습에 주목하고 있다.
엔데믹에 접어든 이후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도 얼어붙은 상황에서 애플은 아이폰15 시리즈 본격 출시로 올 하반기 매출과 판매량 부문에서 모두 세계 1위에 등극하며 흥행을 이끌 것으로 기대했지만, 중국발 악재에 시장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특히 중국 내 광범위하게 확대된 ‘아이폰 금지령’이 결정타였다. 애플 매출의 18%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은 미국, 유럽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외신들은 중국이 지난 6일 중앙정부 공무원에게 아이폰 사용을 금지한 데 이어 국영기업과 공공기관 종사자에게까지 확대 조치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실제 중국 내 일부 국영기업들은 직원들에 현지 중국 브랜드로 교체하면 1인당 100~200위안(13~26달러)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독려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베이징에 있는 한 국영기업의 소식통을 인용해 “업무공간에 들어오는 비즈니스 방문객을 포함한 그 누구도 아이폰 반입을 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에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중국의 연간 아이폰 판매량이 연간 500만~1000만대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가 소유 기관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5630만명에 달하며, 이들의 임금은 도시 평균보다 약 8% 높다.
중국 내 아이폰 금지령 확대 우려는 곧장 주식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애플 주가는 지난 6~7일 이틀 동안에만 6.4% 하락하며, 시가총액 약 1900억 달러(약 250조원)가 사라졌다.
또 미·중 무역갈등의 대리전 격으로 ‘애플 vs 화웨이’ 구도가 형성된 것도 애플엔 부담이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기업인 화웨이는 2019년부터 미국의 제재에도 최신식 7nm(나노미터) 반도체 칩을 탑재한 신형 스마트폰을 출시해 미국에 충격을 안겼다. 애플의 아이폰15 시리즈에 앞서 출시된 화웨이의 메이트 60 프로가 미중 무역갈등 중에 ‘애국소비’로 여겨지며 중국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해진 점도 아이폰15 흥행에 변수로 꼽힌다.
중국발 악재에 시장에서는 애플 목표주가와 아이폰 판매 전망을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세계적 투자은행인 JP모건은 애플의 목표주가를 235달러에서 230달러로 5달러 내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아이폰 판매량을 전년 대비 5% 간소한 2억2000만~2억2500만대 수준으로 예측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애플의 내년 아이폰 출하량 예상치를 당초 전망보다 1000만대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2022년 아이폰 출하량 2억2470만대의 약 4.5% 수준이다.
WSJ은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애플이 “미중의 가장 큰 볼모가 되고 있다”며 중국 내 사업이 위협받고 있다는 징후가 늘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애플이 미국과 중국 사이의 총알을 피할 수 없다면 어느 기업이 피할 수 있겠느냐”며 “애플이 미·중 전쟁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면 어느 기업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