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허리 통증이 호전되지 않았고, 종아리까지 당기고 아파왔다. 전 씨는 주사 맞고 약 처방 받아 먹으면 괜찮아지겠지라는 생각으로 병원을 찾았다. 그런데 진찰 결과 운동으로 인한 단순 요통이 아니라 방사통을 보이는 신경학적 증상이 있어 정밀 검사까지 진행해야 했다. 검사 결과 디스크 탈출증이었다. 다발성 디스크 변성을 보이는 퇴행성 변화도 보였지만 다행히 아주 심각한 상태는 아니어서 간단한 내시경 수술로 탈출된 디스크 조각을 제거할 수 있었다.
수술 전 특별히 허리가 아팠던 적도 없었고 평소에도 꾸준한 운동으로 건강관리를 해오던 전 씨는 자신이 허리 디스크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는 듯한 반응이었다. 간혹 허리가 아프긴 했어도 파스를 붙이거나 하루 이틀 쉬면 괜찮아졌던 그였다. 하지만 본인이 크게 증상을 느끼지 못한 사이 허리는 서서히 안 좋아졌던 것이다. 척추병은 서서히 진행된다. 처음에는 별로 통증이 심하지 않고 가끔 아프다가 좋아지기를 반복한다. 그래서 조기에 진단되지 않고 방치하거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허리를 망치는 행동을 반복하게 된다.
전 씨와 같이 척추 내시경술이나 최소침습 척추 타겟 치료가 가능한 질환 초기의 경우라면 시술 시간과 회복 기간이 짧고 정상 조직의 손상이 최소화되므로 치료 후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다. 운동 역시 치료 전과 마찬가지로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을 방치하다 허리 상태가 심각하게 망가진 이후 병원을 찾는 경우라면 치료 후 만족스러운 일상생활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척추질환은 건강할 때 관리하고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거나 대처를 하면 간단히 고칠 수 있는 병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방치하다 병을 키우면 치료 과정도 길고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척추는 병이 발병하지 않더라고 세월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퇴행성 변화의 길을 걷게 되기 때문에 누구라도 안심할 수 없다. ‘젊으니까’ 혹은 ‘건강하니까’라는 생각으로 건강을 과신하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예방하는 것이 좋다. 치료 후에도 걷기 등의 가벼운 운동을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관리하며 허리 건강을 지키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