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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직장인 김모씨는 “목동으로 가는 버스를 여기서 매일 탔는데, (버스의 현 위치가) 차고지라고 떠 있어서 너무 당황스럽다”며 “오늘 시내버스가 파업하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20대 대학생 이모씨도 “(학교까지) 한 번에 가는 버스는 파업 때문에 탈 수가 없다. 일단 당산역까지 가는 마을버스를 타고 지하철역까지 가서 갈아타려고 한다”고 토로했다.
특히 노년층들은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몰라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강서보건소 인근 버스정거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70대 여성 김모씨는 “(버스 안내판을 보며) 이거 왜 이러는 건가. 세브란스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가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일터로 향하던 70대 여성 이모씨도 “합정역 근처에서 일을 하는데, 매일 타던 버스의 위치가 ‘차고지’로 떠서 뭔가 싶다. 주변 청년들에게 물어봤더니 파업이라고 한다”며 “살기도 어려워 죽겠는데 왜 파업하고 난리인가. 아침에 다들 출근하는 것 모르냐”고 소리를 높였다.
다른 지역 역시 마찬가지였다. 서울 성북구 한성대입구역 인근 버스정거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60대 남성은 취재진이 ‘버스 파업인데 버스를 기다리고 계시냐’고 묻자 “그러느냐”고 화들짝 놀랐다. 그는 “내가 가는 곳은 지하철로 가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난처한 기색을 보였다. 옆애 있던 40대 여성도 “버스가 오는지 안 오는지 깜깜이다. 파업 그만 좀 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환승센터는 파업 소식을 들은 시민들이 다른 교통수단을 활용하면서 텅 빈 모습을 보였다. 이 곳에서 만난 간호사 정모씨는 “7시 30분까지 출근해야 해서 6시 40분에 나왔는데 버스가 없어서 놀랐다. 20분을 기다렸는데 다른 교통수단을 타고 이동해야 겠다”며 “빨리 출근해야 하는 날이었는데, 당황스럽다”고 했다.
한편 이날 버스 파업으로 택시 수요가 커지면서 택시 호출 앱 등을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유료 서비스를 활용하더라도 택시가 잡히지 않아 지하철역까지 걸어가는 시민들의 모습이 상당수 목격됐다. 50대 박모씨는 “파업을 하는지 모르고 있다가 이렇게 되니 마음에 들지 않는다. 시민 불편을 너무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