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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 아파트는 신속통합기획으로 재건축을 진행하기로 하고 서울시와 정비계획안을 조율해왔다. 시와 조합은 용적률을 상향하는 등 사업 편의를 조건으로 공공시설을 기부채납하기로 하기로 하고, 이 과정에서 노인복지시설을 들이는 방안이 거론해왔다. 노인복지시설은 주거(노인주택), 의료(요양병원), 여가(경로당) 등 성격에 따라 여럿으로 나뉜다.
개중에 의료시설로서 데이케어센터를 건립하는 방안이 시범아파트 정비계획안으로 제시된 상황이다. 데이케어센터는 경증 치매나 질환을 앓는 노인을 위한 치료 시설이다. 전문 의료인이 상주하는 시설로서 이용자는 주·야간으로 통원 치료를 받는 곳이다. 현재 영등포구가 여의도동에 운영하는 구립 센터는 한 곳뿐이다. 여의도동 규모(인구 3만3350명·1만3896 세대)에 비춰 노인복지시설이 부족한 편이다. 여의도 정비사업이 이뤄지는 동안 노인복지시설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이를 시범아파트 정비사업장에 들이고자 추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데이케어센터 건립이 재건축 조건으로 붙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조합원 반대가 거세지고 있다. 센터가 들어오면 정비사업의 수익성에 직간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고, 나아가 단지 가치를 향상시키는 데에도 도움이 되지 않으리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전해진다. 노인치료에 필수적인 시설로 꼽히다 보니 단지 내 외부인 출입이 잦아질 것을 우려하기도 한다.
시범아파트 조합원은 “데이케어센터를 들여야 하는 상황이 되면 차라리 신통기획 방식을 철회하는 편이 낫다는 조합원도 상당수”라고 말했다.
조합은 이런 우려를 반영해 관할 영등포구청과 서울시에 데이케어센터 건립을 반대하는 입장을 전한 상태다. 조합 관계자는 “조합원 상당수는 시에서 요구하는 데이케어센터 건립에 대해 불합리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아파트 자산 가치에 도움이 되는 시설로서 문화시설을 들여오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조합 입장과 별개로 아파트 내부에서 의견 정리도 필요한 상황이다. 또 다른 시범아파트 조합원은 “센터를 기피 시설로 보는 시선을 불편해하는 의견이 있다”며 “되레 여기 오래 거주한 나이가 든 조합원은 센터를 필수 시설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범아파트는 1971년 준공해 여의도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 단지이다. 신통기획·신탁방식 재건축을 추진하는 시범아파트는 용적률 약 400%를 적용해 2466가구의 대규모 주택단지로 탈바꿈을 계획하고 있다. 최고 층수 65층을 지어서 주변 63빌딩(높이 250m)와 함께 여의도 스카이라인을 바꿀 단지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