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은 주로 노년층에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연령이 증가할수록 이 병에 걸릴 위험이 증가한다. 파킨슨병은 중뇌에 위치한 흑질이라는 부위에서 운동에 꼭 필요한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서서히 소실되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파킨슨병 환자는 2021년 기준 13만 1000명이다. 연령대별로는 60~69세 이상부터 급증한다. 파킨슨병은 유전적인 요소로 발병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으며,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인 경우가 대다수다.
파킨슨병은 서서히 시작돼 조금씩 진행되기 때문에 언제부터 병이 시작됐는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 파킨슨병의 중요한 증상은 서동증, 떨림, 근육 경직이다. 왼쪽 또는 오른쪽 어느 한쪽에서 먼저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 환자들이 보행 시 한쪽 팔을 덜 흔드는 것이 관찰되는 경우도 흔하다.
안정 시에 불수의적으로 팔다리가 떨리는 진전도 초기에 나타나고, 점차 행동이 느려지고 부자연스러워지며 경직으로 몸이 뻣뻣해지면서 무표정한 얼굴로 보일 수도 있다. 안정 시 떨림은 힘을 빼고 있는 팔에서 규칙적으로 나타나며 초기에 본인은 손 떨림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걸음걸이나 자세가 변하는 것도 파킨슨병을 시사하는 중요한 증상이다. 환자는 구부정하게 서서 종종걸음을 걷게 되고 증상이 더 진행할 경우 걸을 때 잘 넘어지는 등 보행 장애를 보이게 된다. 뒷목이나 허리 통증 등과 같은 관절통이 초기에 나타날 수 있으며 글씨를 쓸 때 글자의 크기가 점차 작아지거나 목소리가 작아지는 것을 이유로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파킨슨병에서 나타나는 증상들은 운동기능과 관련한 것들이 많지만 비운동성 증상도 자주 동반된다. 비운동성 증상에는 자율신경계 증상(기립성 저혈압, 소변장애), 위장관 장애(침 흘림, 삼킴 장애), 경도 인지 장애, 우울, 불안, 수면장애 등이 있다.
파킨슨병은 약물치료가 가장 효과적이고 중요한 치료법이다. 주로 부족한 도파민을 증가시키거나 도파민이 작용하는 수용체를 자극하는 약물을 복용한다. 상대적으로 항진되어 있는 콜린계를 억제하는 약물이 사용되기도 한다. 증상을 완전히 없애기 위해 처음부터 많은 약물을 복용하면 약으로 인한 부작용이 빨리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소량부터 시작하여 천천히 증량해야 한다.
치매로 의심하는 경우도 있지만 파킨슨병 초기에는 치매처럼 인지기능이 떨어지거나 성격이 변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또 한쪽 팔, 다리에만 증상이 발생해 뇌졸중으로 오인하기 쉬우나 파킨슨병은 힘이 빠지는 증상보다는 운동의 속도가 느려지는 증상이 현저하다.
파킨슨병을 암시하는 전구증상이 있는데 ▲냄새를 잘 맡지 못하는 후각기능의 저하 ▲만성 변비 ▲수면 시 꿈에서 하는 행동을 따라 하는 렘수면행동장애 등이다. 따라서 서동증과 경직이 있으면서 상기 전구 증상이 동반될 경우에는 병원에 내원하여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파킨슨병은 완치가 어려워도 약물치료로 노년까지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병이다. 세란병원 신경과 윤승재 과장은 “파킨슨병은 팔다리가 굳으면서 행동이 느려지는 질환으로 우울증, 기억장애, 관절통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러한 동반 증상이 있을 경우 파킨슨병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으나 약물 치료와 더불어 규칙적인 스트레칭과 유산소 운동을 병행할 경우 서동증, 근육경직을 호전시킬 수 있고 관절통, 우울감과 같은 동반 증상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윤 과장은 “도파민 신경세포의 변성은 서서히 진행하므로 파킨슨병의 치료는 한번의 처방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수시로 처방이 바뀌어야 한다”며 “파킨슨병 초기부터 지속적인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혼자서 운동이 어려운 경우나 낙상이 우려되는 경우에는 전문적인 재활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