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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 태양전지는 기존의 실리콘 태양전지(무기 태양전지)보다 싸고 쉽게 만들 수 있어 차세대 태양전지로 꼽힌다. 특히 가볍고 잘 휘어져 휴대하거나 착용하는 전자기기에 적용할 미래형 태양전지로도 주목받고 있다. 상용화 가능한 수준인 10% 효율은 이미 달성한 상태라 과학자들은 실제로 적용할 때 문제점을 하나씩 해결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양창덕 교수팀은 유기 태양전지의 유연성을 제대로 살릴 방법을 찾았다. 기존에 발표된 유기 태양전지의 경우 태양빛을 직접 흡수해 전류를 만드는 ‘광활성층’과 기판이 되는 ‘ITO(인듐 주석 산화물) 투명전극’이 쉽게 깨질 수 있다. 따라서 실제로 접거나 구기면 파손되거나 효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었다.
연구진은 기존 유기 태양전지의 구조를 유지하면서 유연성을 높이는 방법을 찾았다. 우선 딱딱한 광활성층에는 첨가제를 넣어 유연하게 만들고 ITO 기판은 다른 유연한 물질로 대체했다.
제1저자로 이번 연구에 참여한 산산 첸(ShanShan Chen) UNIST 에너지공학과 박사는 “광활성층에 다른 물질을 첨가하면 효율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기존 물질에 영향을 주지 않는 첨가제 개발에 중점을 뒀다”며 “상업적으로 많이 쓰이는 스타이렌과 실리콘 고분자물질의 화학반응을 통해 고무처럼 잘 늘어나는 성질의 고분자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개발한 첨가제로 제작한 유기 태양전지는 6.87%의 효율을 달성했으며 100번 굽혔다 펴도 90% 이상 그 효율을 유지했다. 광전변환 성능과 기계적인 안전성을 분석한 결과 첨가제가 기존 광활성층 물질에 적절히 섞이면서 효율을 유지하고 신축성도 높인다는 게 확인됐다.
공동 제1저자인 정성우 UNIST 에너지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유기 태양전지는 기계적으로 안정적인데다 신축성이 있으며 상업적으로 유리한 소재를 이용해 상용화 공정이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며 “다양한 분석을 통해 실리콘 기반 첨가제가 유기 태양전지의 유연성을 부여할 수 있는 잠재력을 명확히 밝혔다”고 강조했다.
이 기술 개발을 총괄한 양창덕 교수는 “휴대할 수 있는 태양전지나 웨어러블 기기에 적용하는 유기 태양전지의 초석이 될 것”이라며 “향후 고효율·고유연성 유기 태양전지를 위한 소재 합성 지침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연구는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박혜성 교수팀과 공동으로 진행했다. 연구 내용을 담은 논문은 세계적 권위의 과학저널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10월 첫 호에 실려 출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