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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국내에선 `돈나무 언니`로 널리 알려진 미국 성장주(株)의 여왕인 캐시 우드가 이끌고 있는 아크 인베스트먼트에서 자금 이탈이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 우드 최고경영자(CEO)는 테슬라(TSLA) 주식을 줄이면서도 미국 대표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VNDA) 주식을 추가로 저가 매수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인 CNBC에 따르면 우드 CEO가 이끌고 있는 아크 인베스트의 플래그십 펀드인 ‘아크 이노베이션 상장지수펀드(ETF)’는 지난 1일 엔비디아 주식을 22만6717주 추가로 사들였다. 또 ‘아크 오토노머스 테크롤로지&로보틱스 ETF’와 ‘아크 넥스트 제너레이션 인터넷 ETF’ 역시 엔비디아 주식을 각각 3만2093주, 3만9008주 순매수했다.
이들 세 펀드가 사들인 엔비디아 주식은 당시 종가인 139.37달러 기준으로 총 4150만달러(원화 약 565억6500만원)에 이른다.
앞서 지난달 초 아크 인베스트먼트는 엔비디아 주식을 6500만달러 어치 사들였다가, 2분기 부진한 실적 발표가 나오기 하루 전날 5100만달러 어치 팔아 치웠다. 이번에 다시 매수를 늘리면서 시장 일각에서 나온 `우드가 엔비디아 보유량을 본격적으로 줄이는 것 아니냐`는 전망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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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주가는 이번 주에만 13% 이상 하락하고 있다.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향후 실적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특히 주 중반 미국 정부가 중국으로 수출하는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대해 추가 허가를 받도록 요구함에 따라 이번 분기에만 중국 매출이 4억달러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해 주가 하락에 속도가 붙었다.
이에 일본계 다이와 캐피탈마켓은 엔비디아에 대해 투자의견을 종전 ‘매수(Buy)’에서 ‘중립(Neutral)’으로 하향 조정하는 등 월가에서는 엔비디아의 사업과 실적 불확실성에 대해 높은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반면 아크 인베스트는 펀드 내에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던 테슬라 주식은 일부 줄였다. 테슬라 주가가 6월 저점 이후 35% 급반등하자 부분적으로 차익실현에 나선 셈이다. 우드 CEO 역시 최근 한 인터뷰에서 “사야 할 종목이 있을 때 테슬라 주식을 조금씩 팔아 현금을 확보하곤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아크 인베스트는 저조한 수익률로 인해 석 달 연속으로 자금 이탈을 겪고 있다. 아크 이노베이션 ETF는 지난 5월에 기록했던 52주 신저가보다 18% 정도 높은 상황이지만, 연간 수익률은 여전히 56%나 하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