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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코앞인데 연일 대남 비방 나선 北, 왜?

김미경 기자I 2020.11.03 06:00:00

9~10월 비난 보도 급증세
대남 영향력 높이려는 北
한미간 대북 공조에 촉각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북한이 미국 대선을 앞두고 우리 정부를 향한 비난 횟수를 늘리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6월 개성 남북 공동 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주춤하던 북한의 대남(對南) 비난은 9월 이후 눈에 띄게 늘었다. 3일(현지시간) 열리는 미 대선을 앞두고 한반도 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남북 관계를 관리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2일 북한 관영매체 및 선전매체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월별 북한 대남 비난 건수는 6월 500건에서 7월 19건, 8월 11건, 9월 25건, 10월 30건(30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남 군사행동 보류 결정으로 줄었던 대남비난은 미국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잦아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대남 비난 메시지가 소강상태이던 8월에 비하면 약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지난 10월 10일 당창건 75주년을 맞아 연설대에 선 김정은 위원장이 엄숙한 표정으로 열병식이 진행 중인 광장을 바라보며 오른손을 경례하듯 들어 보이고 있는 모습(사진=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최근까지도 대남 비난 보도는 이어지고 있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이날도 남측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추가 배치 가능성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며 중국 입장을 두둔했다.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도 지난달 30일 공무원 서해 피격 사건에 대해 “남측에 책임이 있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며 국내 보수 세력을 겨냥해 맹비난했다. 지난달 29일에는 ‘리경주’라는 개인 필명의 기사로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방미 행보에 대해 “구접스럽게 놀아댔다”고 폄훼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 대선 이후 한국 정부의 대미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북한으로선 미 대선 후 북미 비핵화 협상 새판짜기에 돌입해야 하는 만큼 이후 한미관계와 향후 한미 간 대북정책의 공조 문제 등 우리정부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한국 정부의 대미 정책 방향에 영향력을 미치려는 의도로 읽힌다”고 봤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통상 미국 대선을 전후로 시행했던 미사일 시험발사 등 무력도발 대신 비난 기사로 상황관리에 나선 것이라며 북한 나름대로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다만 북한이 내년 1월 8차 당대회를 열어 대미 전략을 확정지을 때까지 남북관계의 획기적인 상황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부 한 당국자는 “북한이 당장 판을 흔들진 않고 미국 대선 추이를 보며 한동안 관망세를 이어갈 것”이라면서 “남북, 북미관계 등을 고려, 관리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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