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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경고'에 美 '압박' 응수…더욱 요원해진 北美대화

이준기 기자I 2019.04.30 06:30:21

김정은 "조선반도 평화·안전 美태도에 달렸다"에…
폼페이오 "경제압박으로 北, 또 다른 기회 얻어" 고수
'北 우군 전략' 중·러 향해서도 "제재균열 없다" 차단
"3차 회담 모른다"…'머지않아·수개월내' 수식어 없어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미국 안보사령탑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에 이어 북·미 대화를 총괄하는 마이크 폼페이오(사진) 미국 국무장관도 최고의 ‘대북(對北) 압박’ 전략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를 위해 중국·러시아를 향한 북한의 ‘우군 확보’ 전략을 통한 ‘제재 균열’ 시도는 전방위적으로 차단하는 모양새다. 북·미 양측 모두 제3차 핵 담판의 문은 열어뒀지만, 일종의 ‘신경전’이 지속하면서 이른바 ‘하노이 노 딜’ 이후 이어져 온 교착국면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29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더 힐’이 주관한 ‘뉴스메이커 시리즈’ 대담에서 “우리는 북한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계속함으로써 북한이 비핵화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를 얻게 될 것을 확신한다”고 했다. 선(先) 비핵화·후(後) 제재완화를 골자로 한 ‘최대의 압박전략’에서 이탈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한 셈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북·러 정상회담에서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안전은 전적으로 미국의 차후 태도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경고’한 데 대한 ‘응답’이기도 하다.

폼페이오 장관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등이 중국·러시아를 방문한 일을 거론, ‘동맹인 한국·일본과 함께 협력해 국제적 제재 공조를 확장하고 뒷받침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중국·러시아를 우군 삼아 제재 완화를 도모하려는 북한을 향해 ‘제재전선의 균열은 없다’는 답변으로 응수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으론, ‘제재 전선’에서 이탈해선 안 된다는 점을 중·러 양국에 우회적으로 경고한 것으로도 보인다. 앞서 볼턴 보좌관도 전날(28일) 폭스뉴스 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러시아가 제재 이행을 강화할 수 있다고 본다”며 양국에 더 엄격한 제재 이행을 촉구한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자신을 협상팀에서 빠지라고 요구한 것에 대해서도 “그건 대통령이 결정한다. 우리는 나의 (북한 측) 상대가 누구인지 결정하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대표할 사람을 결정한다. 나는 여전히 대표”라고 일축했다.

이처럼 북한의 ‘경고’와 미국의 ‘강경 대응’이 교차하면서 북·미 대화는 더욱 요원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폼페이오 장관은 ‘3차 정상회담이 여름까지 열릴 수 있을 것 같으냐’는 질문에 “알 수 없다. 나는 알 수 없다(Don‘t know. I don’t know)”고 했다. 그의 언급에서 이달 초까지만 해도 주로 써왔던 “머지않아” “수개월 내” 등의 수식어가 완전히 사라진 점도 이를 방증한다는 해석이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은 “양 정상이 만난다면 실질적인 진전을 이룰 수 있는 여건을 확실히 만들기를 원한다”고 했다. ‘빅딜론’을 고수하는 동시에, 하노이 회담의 전철, 즉 ‘빈손 회담’을 재연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함으로써 북한 측을 다시 한 번 압박한 것으로 읽힌다. 볼턴 보좌관 역시 전날 인터뷰에서 ‘현재 트럼프 대통령에게 더 매력적인 대북 접근법은 단계적 해법 아닌가’라는 질문에 “과거 정책을 보면 답은 ‘아니오’다”며 “단계적 접근을 취했던 과거의 정책들은 모두 실패했다”고 일축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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