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대한항공이 추진하던 기내식센터 통합 계획을 한앤코가 이어받아 새로운 기내식 센터 건립 계획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의 인수합병(M&A)을 통한 ‘글로벌 톱10’ 국적항공사 출범이 예정된 가운데 한앤코가 보유한 기내식·기판 사업 흐름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24일 투자은행(IB) 업계와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 기내식·기판 사업부를 인수한 한앤코는 해당 사업 부문의 회사명을 ‘대한항공 C&D’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C&D는 ‘케이터링’(Catering)과 ‘면세’(Duty Free)의 영어 첫 글자를 딴 것으로 현재 업계 안팎에서 공공연하게 불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가칭 성격으로 불리다가 현재는 거의 C&D로 이름이 굳어진 분위기”라며 “조만간 새 법인 대표를 확정하는 등 세부 내용 협의를 마치고 연내 딜이 클로징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앞서 한앤코는 지난 8월 대한항공으로부터 기내식·기판 사업본부를 넘겨받는 영업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 매각대금은 9906억원으로 한앤코가 설립하는 신설법인 ‘한앤코18호 유한회사’에 관련 사업을 양도하는 조건이다.
업계에 따르면 한앤코는 새로운 기내식센터 부지 확보를 위해 해당 지자체들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기내식 센터와의 캐파(CAPA·생산능력) 시너지를 감안하면 인천 중구 운서동에 있는 ‘대한항공 인천 기내식 센터’ 주변에 자리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김포공항 인근 ‘대한항공 기내식 센터’ 사용기한이 내년 4월로 다가온 점도 새 기내식센터 건립을 부채질하는 요소로 꼽힌다.
지난 2001년 완공된 인천공항 기내식센터와 달리 1986년 건립한 김포 기내식 센터는 시설이 상당히 노후화된 상태다. 더욱이 해당 부지와 시설은 현재 한국공항공사에 기부채납된 상태로 내년 4월이면 기부채납 이후 맺었던 사용계약이 끝나는 상황이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현재 한앤코가 사용희망 의사를 전달한 상태여서 (계약 연장을 두고)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김포공항 기내식 센터 사용기한 만료에 대한 구체적인 답은 현재 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계획에 새 국면
당초 대한항공은 올해 상반기 김포 기내식센터를 인천으로 통합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사태로 통합계획이 잠정 보류됐다. 이후 한앤코에 기내식·기판 사업부문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해당 계획을 한앤코가 인지했을 가능성이 작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김포공항 기내식 센터 사용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데다 코로나19 여파로 현재 수요도 급감한 상황”이라며 “김포공항 기내식 센터 사용기한을 몇 년 정도 연장해 시간을 버는 한편 기내식센터 통합 추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 소식이 전해지며 새 국면을 맞은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 국적 항공사 합병은 물론 양사 자회사인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등 저비용항공사(LCC) 3사(社)의 단계적 통합 추진에 따른 캐파 확보를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하루 최대 8만식의 기내식을, 아시아나항공은 4만~4만5000식 정도를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술적으로 두 회사 합병을 통해 기내식 생산량이 종전대비 50% 이상 확대돼야 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한앤코가 가정간편식(HMR)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인수했지만 최근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을 둘러싼 경우의 수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기내식센터 부지를 찾는 단계로 공장 완공 이후 생산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면서도 “정부와 산은이 주도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인수 흐름에 따라 (한앤코가 구상하던) 기내식·기판 사업의 중장기 플랜도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