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12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신규 취급액 기준 지난해 가계대출 금리는 전달보다 0.07%포인트(p) 상승한 연 2.79%를 기록했다. 한은 기준금리 동결에도 불구, 지난해 8월 이후 넉 달 연속 상승세다. 가계대출 금리 상승폭도 0.04%p에서 0.05%p, 0.08%p, 0.07%p로 가팔라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면, 기업 대출 평균 금리는 2.72%에서 2.73%로 0.01%포인트 상승에 그쳤다.
특히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가 꾸준히 올랐다. 12월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59%로 일반신용대출(3.5%), 보증대출(2.69%) 등보단 금리가 낮은 편이지만 전월보다 0.03%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5월(2.81%)이후 최고다.
일반신용대출금리도 전월 대비 0.49%포인트 오르면서 3.5%를 기록했다. 지난 2012년 9월(0.66%p) 이후 8년 4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
이는 시중은행들은 채권 시장에서 국채금리가 오름세를 보이자 대출금리를 올린데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이 취급한 원리금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금리는 전월 대비 0.07%p 오른 연 2.85%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일반 신용대출금리도 평균 3.08%로 전월보다 0.41%p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 최종 금리는 시장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한 후 우대금리를 뺀 값으로 결정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채권 시장에서 은행들의 자금 조달 금리가 상승하면서 대출금리가 올랐다”면서 “여기에 더해 금융 당국이 대출규제가 강화하면서 시중은행들은 가산금리를 높이고 우대금리는 낮춘 것도 금리 상승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
문제는 앞으로 금리 인상이 압박이 더욱 심해질 것이란 점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장기화함에 따라 대규모 국채 발행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4차 재난지원금과 손실 보전 법제화 등의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국채 발행에 따라 시장에 채권 물량이 많아지면 채권 가격은 떨어지고 금리는 오를 수밖에 없다.
5일 채권 시장에 따르면 금리조정시기였던 지난해 8월초 0.8% 수준이던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현재 연 0.982%로 0.2%p 가까이 상승했다.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 역시 같은 기간 연 1.281%에서 연 1.793%로 올랐다.
코로나19 백신 공급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꺼내들 것이란 기대감으로 미국 국채 금리도 상승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주요 해외 투자은행(IB)은 올해 연말까지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1.4% 수준으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19 팬데믹 종식 이전에는 한은이 기준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지만 금리가 이미 최저 수준인 상황에서 더 하락할 가능성은 없다. 오르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