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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락=저가 매수"…나스닥 `3배 레버리지` 베팅한 직구족

김윤지 기자I 2020.09.15 02:05:00

TQQQ·FNGU 등 해외 순매수 상위권
나스닥 급락에 3배 ETP 상품 ‘줍줍’
변동성 확대시 상폐도 가능…‘주의보’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최근 미국 대형 기술주가 단기간에 급락하자 ‘직구족’이 3배 수익을 추구하는 상장지수상품(ETP)을 사들이고 있다. 이번 급락은 일시적 조정이란 전망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탓이다. 지난 7일부터 국내 레버리지 ETP 상품 투자가 까다로워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나스닥 3배 ETF·ETN, 이달 1억 달러 순매수

14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달(9월1~14일) 국내 투자자들은 나스닥100 지수의 움직임을 3배 추종하는 ‘ProShares UltraPro QQQ’(TQQQ)를 5009만 달러(592억8200만원), 미국 주요 기술주의 움직임을 3배 추종하는 ‘BMO REX MicroSectors FANG+ Index 3X Leveraged ETN’(FNGU)을 4863만 달러(575억5360억원) 순매수했다. 두 상품은 테슬라, 애플, 아마존, 엔비디아 등 주요 종목을 제외하면 이달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P였다. 같은기간 나스닥 100 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INVSC QQQ S1’(QQQ)는 2116만 달러(250억원) 순매수에 그쳐 3배 레버리지 추종 상품(1168억3560만원)에 비하면 결제 규모는 5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단기간 변동성은 확대될 수 있으나 주요국의 통화·재정 정책이 지속되는 한 주도주가 바뀌지 않을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이 3배 곱버스 투자 급증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상대적으로 저가 매수 시점이라 판단한 것이다. 증권가에서도 아직 미국 시장 조정이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의 투자심리 위축으로 연결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나스닥 지수는 지난주 4.1% 하락하면서 전주 대비 낙폭을 확대했으나 변동성지수(VIX)는 전주대비 하락하는 등 투심 악화는 제한되고 있다”면서 “미국 하이일드 회사채 스프레드는 저점 대비 27bp(1bp=0.01%) 상승했지만 과거 회사채 스프레드 상승국면과 비교하면 안정적인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모멘텀이 될 만한 굵직한 이벤트도 기다리고 있다. 애플은 오는 15일(현지시간) 새로운 아이패드와 애플워치를 소개하는 신제품 발표회, 테슬라는 오는 22일 배터리 기술 혁신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배터리 데이를 개최한다. 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는 이날 일본 소프트뱅크의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암홀딩스(ARM) 지분 전량을 사들였다.

국내 상장된 ETP 중에는 나스닥 지수를 2배 추종하는 ‘TRUE 레버리지 나스닥 100 ETN’이 있다. 평소 1%대 미만이던 괴리율은 지난 11일과 14일에 2%대로 올라섰다. 평소 보다 거래량이 늘어났지만 지난 4월 ‘원유 ETP 광풍’과 비교하면 약소한 수준이다. 지난 7일부터 개인투자자가 신규로 레버리지형 상품에 투자할 경우 1000만원의 예탁금을 맡기고 금융투자교육원에서 제시하는 1시간 분량의 강의를 들어야 하는 등 제약이 생긴 탓이다.

◇ “장기투자 주의…최악의 경우 상폐도”

다만 변동성이 완화될까지 안정성을 높이는 전략도 필요한 만큼 레버리지 ETP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레버리지·인버스 등 파생 상품은 투자 기간 기초지수 수익률의 배수가 아닌 일 단위의 기초지수 수익률의 배수를 추종한다.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손익을 누리지만 오르내림 변덕을 보이면 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

최악의 경우 나스닥 급락이 지속되면 기초자산과 괴리율이 벌어지면서 상장폐지로 이어질 수도 있다. 상반기 원유, 금, 천연가스 등 기초자산 변동성이 확대되자 해외 일부 3배 ETN이 상장폐지되기도 했다.

FNGU는 트위터, 테슬라, 애플, 페이스북 등 10개 종목을 각각 10% 안팎 비중으로 보유하고 있다. 일일 움직임의 3배 추종인 데다 보유 종목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TQQQ 대비로도 변동성이 크다. 연초 65.21달러(이하 종가 기준)였던 FNGU는 성장주 쏠림 덕분에 우상향하면서 지난 9월 2일 244.99달러로 275.69% 상승했다. 같은 기간 TQQQ는 92.13%, 나스닥 지수는 32.60% 상승했다. 떨어지는 속도도 남달랐다. 지난달 말 대비 9월 11일까지 나스닥은 -7.83%, TQQQ는 -24.57% 하락했으나 FNGU는 31.79%나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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