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는 17일 회의를 열고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여부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그 결과 전문가위원 대부분이 1월 말 실내 마스크 1단계 해제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자문위 권고를 토대로 오는 20일 실내 마스크 1단계 조정 시기를 결정한다.
만약 이달 말로 일정이 확정된다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유일하게 실내 마스크 착용을 고수했던 한국은 2020년 10월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도입된 지 27개월만에 드디어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벗게 되는 것이다.
실내 마스크 규제가 해제된다면 2단계에 거쳐 해제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1단계에서는 요양원과 병원, 약국, 사회복지시설 등 취약시설에 더해 대중교통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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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방역 당국은 실내마스크 의무 해제 논의를 위한 지표로 4가지를 제시했다. 첫 번째인 확진자 발생은 12월 4주 합계 확진자가 91만명에 이르던 것이 차츰 줄어 1월 2주 58만명까지 감소한 상태다.
병상 가용능력(의료대응) 등도 중환자 병상 3곳 중 1곳(32.3%)만 가동되고 있어 충분히 여유가 있다. 신규 위중증 및 사망자 발생 감소 지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4일 206명에 이르던 신규 위중증 환자는 17일 118명대로 줄었다. 사망자도 지난주 70명대였던 것이 절반에 가까운 30명대로 줄었다. 지표 4가지 중 3가지가 완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기준하에 전문가들도 현재의 유행 상황이 방역 역량으로 관리 가능한 수준에 머무르고, 유행의 정점이 지나가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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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고위험군 추가접종률 지표는 미달 상태다. 60세 이상 동절기 추가접종률은 30.6%로 3명 중 1명만 맞은 상태다. 중국 코로나19도 변수다. 이날까지 누적 입국자 2만816명 중 단기체류자 4279명을 검사한 결과 596명이 확진돼 양성비율이 13.9%에 이르고 있다. 최근 감소하고 있지만, 여전히 두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복수의 자문위원들은 “우리나라 요건은 충분히 갖췄지만, 중국 때문에 아무래도 (상황을 좀 더) 살피는 게 좋지 않겠나”라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설 명절 해외 방문객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에서 친지 방문 등을 통해 2차 3차 전파가 이뤄져 주춤했던 확산세가 다시 늘 수 있어 상황을 좀 더 지켜본 후 해제해도 늦지 않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일정이 더 앞당겨질 수 있는 변수가 남았다. 정부 여당에서는 꾸준히 마스크 없는 설 연휴를 강조해온 만큼 이달 말이 아닌 설 연휴로 시점을 충분히 당길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윤석열 정부가 강조해온 과학방역의 기조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한 관계자는 “전문가들이 구체적인 시점을 정하지 않았지만, 최종 시점은 여러 요인이 반영돼 결정될 수 있는 만큼 최종 시점은 마지막까지 확인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