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애플 호스피탈리티 리츠(APLE)는 코로나19로 인해 배당금을 당분간 주지 못한다고 밝혔습니다. 애플리츠는 메리어트호텔이나 하야트호텔 등 미국 231개 호텔을 기초자산으로 해서 매달 배당금을 주는 리츠입니다. 매달 따박따박 배당이 들어오는 데다 연 배당률은 7.4%에 달해 한국 투자자에게도 인기가 많았던 리츠였죠.
그러나 애플리츠 경영진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애플리츠의 호텔 브랜드와 타사 매니지먼트 회사는 인건비를 절감하고 있을 뿐 아니라 특정 서비스와 어메니티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비용 절감을 시행하고 있다”며 “회사는 월 배당을 즉시 연기했으며 계속해서 호텔 운영을 모니터링 하는 한편 회사의 다른 현금 수요를 감안해 적절한 시기와 수준을 결정해 신중하게 월배당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코로나19로 긴축 경영에 돌입해 월배당도 못주겠다는 얘깁니다.
애플리츠 이외에도 배당컷이 발생한 리츠는 또 있습니다. 미국 텍사스주와 애리조나주의 상업용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는 화이트스톤(WSR) 리츠 역시 배당을 63%나 깎았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에 현금을 보존하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단 겁니다. 화이트스톤 리츠 역시 월배당주였는데요. 2분기부터 배당금이 주당 9.5 센트에서 3.5센트로 감소한다고 합니다.
오피스 부동산도 안정권은 아닙니다. 미국 남부 및 서부 대도시의 오피스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씨티오피스(CIO) 리츠 역시 배당금을 36%나 깎았기 때문이죠. 이밖에도 미국 리츠들 중에서는 최근 들어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 속에 배당을 줄이거나 아예 연기해버리는 사례가 드물지 않게 발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직 한국 리츠들 중에서는 배당컷이 발생한 리츠는 없습니다. 오피스 부동산을 대상으로 한 리츠가 많은 것도 한 이유입니다. 호텔사업 등이 코로나19로 인해 바로 악영향을 받는 것에 비해, 상업용 부동산으로는 여파가 한박자 늦게 미치기 때문이죠.
다만 해외 리츠에 투자하는 한국 투자자들도 많은 만큼, 섹터 별로 유의해 투자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입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경기 민감도가 낮고 구조적으로 수요가 증가하거나 앵커가 확실한 리츠에 집중해야 한다”며 “글로벌 리츠에서는 데이터센터·물류·인프라(셀타워)·임대주택 리츠가 해당되며 국내는 아직 하위섹터보다 앵커의 신뢰도가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배당을 늘리는 리츠도 분명 있습니다. 미국·영국 등지에 6000개에 가까운 소매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두는 리얼티인컴(Realty Income) 리츠가 그렇습니다. 편의점이나 약국, 피트니트센터 등 경기방어 업종을 위주로 기초자산으로 두는 이 리츠는 1994년 10월 이후 25년 동안 매달 따박따박 배당을 해온 리츠인데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현재에도 배당금을 꾸준히 늘리고 있습니다. 4월 배당금도 3월 대비 주당 0.0005달러 오를 예정이죠. 투자자들은 리츠 업계의 이러한 상황들을 고려해 옥석을 가려 투자할 필요가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