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봄철 큰 일교차에도 불구하고, 곳곳에서 피어난 꽃들이 외출을 부추기는 요즘이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꽃을 핑계삼아 외출하려는 나들이족들에게는 최적의 환경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최적의 나들이 시기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이들이 있다. 요실금으로 인해 외출이 꺼려지다 못해 두렵기까지한 이들이다.
요실금은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자신도 모르게 소변이 유출되는 질환을 말한다. 추운 겨울 뿐만이 아니라 서늘한 기온이 이어지는 환절기에는 증상이 심해지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이는 기온이 낮아지면서 땀 배출량이 줄어들고, 감기와 같은 호흡기 질환에 걸렸을 때 기침, 재채기 등으로 인해 갑작스레 방광을 강하게 자극하는 증상이 반복되면서 요실금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요실금은 40대 이상의 중년 및 고령의 인구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요실금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13만 7610명이었으며, 이중 50대 환자가 34.8%로 가장 많았고, 40대가 25.4%, 60대가 20.7%로 나타난 것을 통해 알 수 있다.
특히 요실금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욱 흔하게 나타난다. 여성의 경우 임신과 출산을 거치면서 골반 근육이 손상되어 요도를 조이는 힘이 약해질 수 있고, 이로 인해 방광이 복부의 압력을 버티지 못하면서 소변이 흘러나오는 요실금 증상이 더욱 많이 나타나는 것이다.
요실금 증상 자체로만 보면 질환으로 인한 고통보다는 수치심으로 인해 자존감과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질환으로 인식하기 쉽다. 실제로도 많은 이들이 요실금 초기에 병원을 찾아 빠르게 치료 받기 보다는 어떻게든 참으려는 모습을 많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같은 질환의 방치는 증상의 악화와 더불어 여성건강 악화를 불러일으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유출되는 소변으로 위생문제가 발생하게 되고, 이로 인해 여성기능저하 및 여성질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요실금은 발생 초기에 적절한 치료가 반드시 필요한데, 치료 방법은 크게 3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먼저 질환의 초기라면 골반 근육 훈련, 방광 훈련, 수분 섭취 조절 등의 행동요법 등을 통한 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 행동요법으로 방광의 용적을 늘려 배뇨 조절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약물 치료를 들 수 있다. 방광 근육이 수축되는 것을 감소시키고, 방광을 이완시켜 요실금 증상을 호전시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수술적 치료가 있는데, 환자의 증상에 따라 수술을 통해 신경조절, 방광의 과팽창, 방광확대성형술, 중부요도슬링 등을 시행할 수 있다.
박상원 세란병원 산부인과 과장은 “최근에는 무리한 다이어트나 운동, 스트레스로 인해 30대의 젊은 연령층에서도 요실금으로 고민하는 환자들이 많다”며, “우리나라 여성의 40%가 경험할 정도로 흔한 질환인 만큼 부끄러운 마음에 감추기 보다는 초기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질환의 조기 치료는 물론 여성건강까지 지킬 수 있는 현명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초기 치료를 위해서는 부끄러움을 이겨내는 것과 함께 자신에게 나타난 증상이 요실금이 맞는지 체크하는 것이 중요한데, 화장실 도착 전에 소변이 새어 나온다거나 소변이 마렵기 시작하면 참기 어렵다, 소변이 자주 마렵다, 기침, 재채기 등을 할 때 소변이 나온다, 소변을 봐도 시원하지 않다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요실금을 의심해 볼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 진료 받아볼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