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암은 일반적으로 난소암으로 불리지만 실제로는 난소암과 난관암, 그리고 복막암을 같은 질환으로 간주하고 치료한다. 난소암 수술은 좁은 골반 내에서 여성의 생식 기관을 수술하기 때문에 난이도가 높고, 보통 다른 장기로 전이돼 있어 다른 진료과와의 협력해 수술하는 경우가 많다. 의료진이 경험이 중요한 이유다.
서울아산병원 부인암센터는 연평균 200여 건의 난소암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국내 난소암 환자 10명 중 1명을 수술하는 셈이다. 서울아산병원 부인암 센터를 이끌고 있는 김대연 소장(산부인과 교수)은 “난소암 환자에게 최고의 치료와 최고의 만족도를 제공하는 것이 우리 부인암 센터의 목표”라고 말했다.
◇초기 증상 없어 대부분 3,4기 진단…조기 발견 5년 생존율 90% 이상
난소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다. 초기에 난소암이 발견되는 경우는 대부분 정기적인 산부인과 검진 때문이다. 난소암은 상당히 진행되어도 증상이 경미하거나 모호해 많은 환자들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지나친다. 결국에는 복막으로 전이돼 복수가 차거나 배가 불러오는 증상이 나타나야 급히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실제 통계적으로 살펴보면 전체 환자의 약 70~80% 정도는 혈액이나 림프절을 통해 다른 조직에 전이된 3, 4기 상태로 병원을 찾는다. 따라서 재발률도 다른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데, 난소암이 3기 이후에 발견되는 경우 5년 생존율이 40% 이하이다.
난소암이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하면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수술을 먼저 하는 경우도 있고 항암 치료로 암을 작게 만든 후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다. 김대연 소장은 “서울아산병원 부인암센터는 진행된 난소암을 치료할 때 대부분 먼저 항암제를 써서 종양의 크기를 줄이고 수술을 한다”며 “또한 수술 중에는 하이펙(HIPEC)이라고 불리는 온열 항암요법을 시행해 미세한 암세포를 제거하고 수술 후 다시 항암제를 쓰는데, 현재까지 결과가 좋다”고 말했다.
난소암은 정확히 조기에 발견만 하면 완치율이 크게 높아진다. 암이 난소에 국한돼 있으며 1기 상태로 발견되면 5년 생존율이 90%가 넘는다. 김대연 소장은 “성인 여성의 경우 자각 증상이 뚜렷하게 없어도 최소 1년에 1회 정도라도 산부인과를 찾아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것이 난소암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원인 정확히 밝혀지지 않아…임신력, 빠른 초경, 연령 등 가능성
아직까지 난소암의 발병 원인에 대해서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난소암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몇 가지 요인들은 알려져 있다. 임신과 출산 경험이 없거나 빠른 초경, 늦은 폐경도 난소암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통계적으로 대부분의 난소암 환자들이 50세 이후이기 때문에, 연령 또한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가족력도 무시할 수는 없다. 가족 중에 난소암 환자가 있으면 난소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 하지만 난소암 환자의 대부분은 가족력이 없다. 이밖에도 비만, 여러 바이러스 질환 감염력 등도 발병 위험을 높이며 지속적인 배란 및 월경도 영향을 미친다. 임신력도 난소암과 관련이 있다. 출산 횟수가 한 번이면 전혀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에 비해 난소암 위험이 10% 줄어들고, 출산 횟수가 3번이면 50%나 줄어든다. 통계적으로 선진국이나 도시 여성에서 많이 발생해 환경적 요인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료계에서는 난소암의 발병 원인을 규명하고, 환자 개인마다 다른 특성에 맞는 맞춤형 치료를 연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은 ‘암병원 데이터센터’를 개소하고 수술, 영상 검사, 병리 및 진단 검사 등 임상 데이터를 한 곳으로 모아 관리하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는데, 서울아산병원 부인암센터도 플랫폼 개발 작업에 참여해 난소암 발병 원인 연구, 치료 결과 예측 등 최상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5년 새 20~ 30대 환자 약 60% 증가
최근에는 난소암 환자의 연령대가 계속 낮아지고 있다. 국내 전체 난소암 환자 중 대부분은 50대 이상인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난소암으로 병원에 내원한 20~30대 환자 수가 2015년에 2,780명이었던 반면 2019년에는 4,517명으로 약 60% 증가했다. 초경은 빨라졌지만, 결혼과 출산이 늦어지면서 전체적으로 배란기가 길어져 젊은 난소암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난소암 환자 중 나중에 임신을 할 계획이 있는 환자 중 조기에 발견된 경우에는 개복수술 대신 복강경이나 로봇을 이용한 수술을 할 수 있다.
김대연 소장은 “임신을 원하는 난소암 초기 환자의 경우 암이 있는 쪽의 난소만 제거하고 자궁과 반대편 난소를 보존하는 수술로 가임력을 보존하고 있고, 실제 분만을 성공한 경우도 많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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