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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저가 공세로 인해 태양광 패널 가격을 올릴 수도 없는 국내 태양광업계에는 발등의 불이 떨어진 셈이다. 정부도 폴리실리콘 가격 폭등에 따른 여파를 자세히 지켜보고 있지만 마땅한 대처방안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2일 태양광업계에 따르면 최근 폴리실리콘 가격이 큰 폭으로 뛰고 있다. 국제 태양광 설비와 원자재 가격 동향을 조사하는 PV인사이츠(PV insights)에 따르면 지난 달 27일 기준 폴리실리콘 가격은 킬로그램(㎏)당 38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달러보다 3.8배나 급등했다.
태양광 발전 설비를 건설할 때 1GWh(기가와트시) 당 3g의 폴리실리콘이 필요하다. 폴리실리콘 가격이 2배 오르면 완제품인 태양광 패널은 30%에 이르는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한다. 최근 1년 새 3.8배가 폭등했다면 50% 넘는 원가 상승 요인이 생겨난 셈이다.
이렇다 보니 태양광 모듈 가격도 덩달아 뛰고 있다. 지난 달 말 국제 태양광 모듈 가격은 W(와트) 당 0.275달러로, 지난해 6월(0.19달러)보다 44.7% 가량 올랐다.
이처럼 태양광 패널 원가가 오른데다 비싼 값으로도 구하기 쉽지 않은 탓에 태양광 발전 신규 건설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 글로벌 에너지 리서치업체인 리스테드 에너지(Rystad Energy)는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 전 세계에서 구축 계획인 태양광발전 설비 총 90GW(기가와트) 가운데 50GW 가량이 사업을 미루거나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내년 글로벌 태양광 신규 구축사업의 56%에 해당하는 수치다.
전문가들은 이런 비관적인 전망에는 동의하지 않으면서도 보수적인 사업 추진을 당부했다.
김제하 청주대 태양광에너지공학과 교수는 “폴리실리콘 가격 급등으로 내년 전 세계 태양광 발전사업의 50% 이상이 미뤄지거나 중단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건 지나치다”면서도 “다만 우리 정부나 국내 태양광업체들이 폴리실리콘 가격을 통제하거나 관리할 수 없는 만큼 사업을 보수적으로 추진하려는 관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