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구가 영등포구에서 분구되기 전 나고 자랐던 `금천 토박이` 유성훈 구청장은 “올해는 어느 해보다 어깨가 무겁다”며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확충과 그에 걸맞은 교육환경 조성으로 자족도시 금천으로 재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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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금천구청 집무실에서 만난 유 구청장은 “올해는 `서울의 시작 금천`이라는 슬로건으로 변방 이미지를 지우겠다”면서 “서울의 새로운 시작점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주민 삶의 질 향상이 중요한 만큼 청소, 주차 뿐만 아니라 교육과 문화 분야로 투자 영역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금천구는 올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5279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전년도보다 14.5% 증액된 역대 최대 규모. 자체 재원도 전년보다 12.3% 늘어난 1274억원을 편성했다. 전체 예산의 52%인 366억원은 사회복지분야에, 교육에는 전년보다 53% 증액한 83억원을 배정했다. 그린SOC와 동물복지에도 143% 늘어난 136억원을 투입한다.
특히 금천구는 올해 구민 삶의 질과 직결되는 생활 SOC 확충을 위해 130억원을 편성했다. 시흥5동 주민센터 신축을 포함해 금천 뮤지컬 스쿨 건립, 금천 문화예술 커뮤니티 조성, 금천 청년꿈터 조성, 현대시장 고객주차장 설치, 독산동 우시장 그린푸줏간 조성, 독산로 지중화 사업, 스마트도서관 조성 등에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 가운데 금천 문화예술 커뮤니티 조성은 유 구청장이 각별히 신경쓰는 사업이기도 하다.
유 구청장은 “다른 자치구는 문화회관이 별도 공간에 있지만, 우리 구는 구청에 있는 문화공간 외 별도의 시설이 없어 문화·예술 활동에 대한 주민들의 갈증이 크다”면서 “올해 토지 매입 절차를 거쳐 문화예술 커뮤니티가 들어서면 활동 공간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도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 격차 해소도 금천구가 풀어야 할 최우선 과제다. 금천구는 서민밀집 지역으로 공교육의 역할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유 구청장의 판단이다. 금천구가 지난해 출범한 과학·환경·건강·뮤지컬학교 등 4대 체험학교를 중심축으로 각종 체험형 교육사업을 강화한 것도 이런 문제 의식을 담고 있다. 금천구는 올해도 4대 체험학교 예산을 전년보다 늘리는 등 미래형 융합인재 양성의 기반을 다져나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진로진학지원센터를 구축해 학생들에게 1 대 1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고, 오는 3월부터는 진학정보를 담은 책자도 발행한다.
관내 34개 초·중·고등학교의 환경도 개선한다. 학교당 1억4000만원을 투입해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학교 클린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전국에서 처음 시도하는 이 사업은 학교 청소인력 예산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유 구청장은 “지난해 학부모 면담을 했더니 미세먼지 노출에 대한 우려가 가장 많았다”면서 “학교당 1명에 그치고 있는 청소 인력을 보강해 교육환경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학교 클린 사업은 올해 7월 정식 출범을 앞둔 금천일자리주식회사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 금천일자리주식회사는 어르신 등 취약계층의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금천구가 야심차게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안정적인 사업 운영을 위해 출범 초기 펫푸드 사업과 청소용역사업 등을 시작으로 향후 신규 사업을 추가로 발굴할 계획이다. 그는 “청소는 공공건물을 포함해 민간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G밸리 기업시민청이 입주기업에게 제공하는 노무, 세무, 법률 서비스와 연계하면 다른 자치구와 차별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유 구청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목요일에 만나는 골목구청장`을 통해 현장중심 소통행정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민원 현장에 나가 주민과 함께 동네를 돌아보며 현안을 파악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주관하는 ‘2019 전국 기초단체장 공약실천 계획서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을 수 있었던 비결로 그는 주민 눈높이에 맞춘 정책을 꼽았다.
유 구청장은 “민선 7기 구정 슬로건인 ‘동네방네 행복도시 금천’의 실천계획은 직원들과 주기적으로 점검하면서 주민들의 요구사항인 공약은 확실하게 지키려고 한다”면서 “올해도 주민과 함께 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여민가의(與民可矣)의 자세로 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