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국무부에서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외교장관과 회담 후 가진 공동회견에서 “우리 정보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2019년 쿠바에 위치한 정보 수집 시설을 업그레이드했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이 이를 공식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쿠바에 도청 기지를 세우고 그 대가로 쿠바에 수십억 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고 보도했고, 뉴욕타임스(NYT)는 더 나아가 당국자의 언급을 빌려 중국이 2019년 쿠바에서 관련 시설을 업그레이드했다고 전했다.
블링컨 장관은 “2021년 바이든 향정부가 출범했을 때 우리는 중국이 원거리에서 군사력을 유지하도록 해주는 정보 수집 인프라를 세우려는 그들의 노력에 대해 브리핑을 받았다”며 “중국은 정보 수집을 확장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많은 장소를 검토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이를 조용하고 신중하게 접근해 왔다”며 “우리 전문가들은 이같은 외교적인 노력이 중국의 확장 시도를 늦췄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이날 언급이 블링컨 장관의 방중에 미칠 여파다. 그는 오는 18일 베이징에서 친강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이번 도청 기지 사태가 미중 갈등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2월 초 중국을 방문하기로 했다가 중국 정찰 풍선 사태가 불거지면서 방중을 전격 취소한 적이 있다.
하지만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對)중국 소통 라인을 계속 유지하기를 원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가 미중 외교 수장 회담에 별 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