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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청이는 서민경제]②편의점까지 판매 가세…치킨 프랜차이즈 폐점 늘고 개점 줄어

강신우 기자I 2018.12.20 06:01:00

'손쉽게 창업', 가맹사업률 외식업 중 최고
외식업계 평균보다 폐점율↑·개점율↓
편의점 치킨판매 본격화, '무한 생존경쟁' 치달아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어느 직업을 갖고 일을 했던 결국 인생의 종착지는 치킨집.”

전문성 없어도 누구나 쉽게 창업할 수 있는 치킨 외식업. 지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실업자가 급증하면서 치킨집이 우후죽순 늘자 이제는 ‘한 집 건너 치킨집’이 흔한 세상이 됐다. 너도나도 퇴직 후 치킨집을 열다 보니 드라마 속 대사도 자연스럽다.

그래픽=이서윤 기자.
한국외식산업연구원(외식연구원의 도·소매업 조사(2014년 기준)를 보면 전체 치킨업체 중 프랜차이즈 비중은 77.2%로 외식업체 중 압도적인 수준이다. 치킨집에 이어 △피자·햄버거 음식점업 62.5% △제과점업 50.8% △일식 음식점업 및 서양식 음식점업(15.6%) △김밥 전문점(17.6%) 등이 뒤를 이었다. 염지·가공 처리된 치킨과 소스 등을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납품 받아 튀겨 파는 구조로, 다른 외식업종에 비해 창업이 수월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업종별 프랜차이즈 비율.(자료=통계청)
한때 인생의 종착지·창업 1순위로 각광을 받았지만, 너도나도 창업에 나선 탓에 현재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점포 수는 가장 많지만 점포당 매출액은 바닥권을 맴돌고 있고, 문을 여는 곳보다 닫는 곳이 늘고 있다.

상권분석업체 ‘나이스비즈맵’이 치킨 전문점 3만2697곳(2017년 10월 기준)을 대상으로 조사한 매출액 현황에 따르면, 조사 대상 매장 약 80%의 월 매출이 3000만원 이하로 나타났다. 평균 손익분기점 3000만원(김영갑 한양사이버대 교수, 2017)과 비교하면 10곳 중 8곳이 손익분기점 미달인 셈이다. 점포당 월 매출 규모 역시 주요 외식업종 중 두 번째로 적다. 분식 및 김밥전문점을 제외하면 최하위권이다.

어느 샌가 새로 여는 곳보다 닫는 곳이 많아졌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 폐점률은 11.49%로 외식 업계 평균 11.01% 보다 0.48%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증가율은 마이너스 6.46%로 역신장세를 보였다. 외식 업계 평균(5.68%)보다 한참 낮은 수준이다.

그래픽=이서윤 기자.
주요 프랜차이즈 브랜드별 변동 현황에서도 이같은 추세는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업계 1위 교촌치킨의 경우 신규 가맹점(2016년 기준, 전체 가맹점 수 1017개)이 2016년 25개로, 전년(50개)에 비해 반토막 났다. 같은 기간 계약해지는 6건에서 12건으로 두 배 늘었다.

계약해지 건으로 bbq는 2015년~2017년까지 각각 47건, 48건, 89건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bhc 역시 45, 40, 74건으로 2016년 주춤했던 계약 해지건이 지난해 급증했고 네네치킨도 8건, 27건, 41건으로 점점 늘고 있는 상황이다.

가뜩이나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인데 편의점 업계마저 치킨을 직접 튀겨 팔기 시작하면서 무한 생존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최근 bbq와 협업해 ‘실속 1인 세트’ 등의 낱개 포장 판매 치킨 상품을 내놨다. 실속 세트는 나 홀로 간단하게 치킨의 모든 부위를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해 6500원에 판다. 실속 세트는 치킨의 모든 부위를 즐길 수 있도록 △다리(2조각) △엉치 △통살 △핫윙(2조각)으로 구성돼 있다. 편의점 간 경쟁이 심화한 상황에서 치킨 프랜차이즈의 치킨을 팔면서 상품 구색을 좀 더 다양하게 갖출 수 있어서다.

세븐일레븐은 전체 매장이 9548개점에 달하지만, 현재 치킨 조리대를 갖추고 쇼케이스에서 상품을 팔고 있는 매장은 단 800여 곳뿐이다. 이 때문에 우선 직영점 10개 매장에서 bbq 치킨 서비스 한 후 소비자 반응이 좋으면 확대할 방침이다.

또 GS25는 내년 1월부터 치킨을 튀기는 편의점에 한해 튀김 기름 비용의 50%를 지원하는 등 부대비용을 ‘치킨 장려금’ 형태로 지급하기로 하면서 편의점 내 치킨 판매가 더욱 활성화 할 것으로 보인다.

외식연구원 관계자는 “외식산업은 낮은 진입 장벽 때문에 신규 진입자의 비율이 높아 과도한 경쟁이 빚어지면서 폐업률이 전체 산업 평균의 2배에 이르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자영업 혁신 종합대책 태스크포스(TF)가 탁상공론에 그치지 않고 현실적 어려움을 개선하는 좋은 정책과 제도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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