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블록체인 관련 업계에 따르면 ‘W(더블유)재단’이 주도하는 W그린페이(WGP) 암호화폐 프로젝트 진행과정에서 맺은 MOU가 파기된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환경보전 내세운 암호화폐 투자모집..실상은?
W재단은 기후변화 등 환경 파괴를 막기 위한 보전 활동을 진행한다며 2012년 출범한 단체다. 이후 창립자인 이욱 이사장의 모교인 한양대를 비롯해 유명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남태평양 국가인 피지 정부 등 해외 정부 등과도 MOU나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홍보활동에 주력했다. 지상파 방송사와의 협업은 물론 유명 연예인을 통한 마케팅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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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이 토큰을 ‘후시(Hooxi)’라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실제 유통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며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인 완다그룹 등과 업무협약을 맺었다는 내용을 알렸다. 실제 통용이 될 경우 토큰의 가치가 올라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W그린페이는 각 토큰당 가격을 2달러(약 2300원)로, 시가총액(마켓캡)은 2500만달러(약 282억원)로 설정하고 지난달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그러나 이데일리 취재 결과 W재단은 이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유명 기업과 맺은 MOU를 비롯한 여러 사안이 사업 내용 부실 등의 이유로 원활히 진행되지 않고 있었다.
◇MOU 체결은 홍보 열 올리더니..“신뢰할 수 없는 대상”
일단 핵심이 되는 ‘탄소배출권’ 거래는 아예 성립조차 안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탄소배출권은 애당초 기업이 오염물질(탄소) 배출을 줄이고, 남은 탄소배출권을 미처 줄이지 못한 기업에 판매하는 개념이다. 애당초 개인의 탄소 배출 줄이기 활동을 연계하기 어려운 구조다.
환경부 관계자도 탄소배출권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365일 모니터링은 물론 친환경 시설투자 등이 뒷받침돼야하는 제도로, 애당초 개인 활동을 모아 거래하는 형태는 적어도 제도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여기까지는 어느 정도 알려진 이야기다. 하지만 뿐만아니라 W재단은 다른 곳과의 사업관계도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관계가 틀어진 곳도있었지만, W재단 측은 이를 홈페이지 등 공식 채널에 게재하지 않고 있다.
지난 9월 W재단은 핀테크 기업인 코나아이(052400)와 암호화폐 전자지갑 서비스를 위해 협력한다는 MOU 소식을 발표했다. 암호화폐를 실제 결제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원활한 전자지갑 서비스가 필수다.
하지만 이후 사업 추진과정에서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이 MOU는 사실상 파기됐다. 코나아이 측은 사업지속여부 문의에 “MOU 체결 후 사업 논의를 이어갔으나, 자꾸 W재단의 (사업계획에 대한)말이 바뀌면서 더 이상 협력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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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그린페이 백서에 명시한 개발진 관련 논란도 있다. 당초 백서에는 기술 협력을 맺은 블록체인 플랫폼 업체 아이콘(ICON)의 의장인 이경준 데일리인텔리전스 대표의 이름이 올라있었으나, 이후 ‘착오가 있었다’며 다시 빠졌다. 이경준 대표는 “해프닝 차원이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외에도 W재단은 유명 기업이나 단체와 MOU 체결 후 이를 언론에 배포하는 방식의 홍보활동을 지속해왔지만, 꾸준히 이어지는 활동은 드물다는게 업계 평가다. 지난 7월 지자체등과 함께 W재단과 MOU를 맺었던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행사장에서 경영진을 대상으로 그럴듯한 이야기를 하기에 사회공헌 정도의 MOU를 체결하긴 했지만, 막상 내용도 부실하고 제대로 활동하는 사항도 없어 이후 연락을 안 하는 상태”라며 “지자체나 정치권 인맥을 내세우는데, 사업상 신뢰가 가는 대상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는 W재단과 W그린페이 측에 이욱 이사장과 이유리 대표 등 고위 관계자의 답변을 전화와 이메일 등을 통해 여러 차례 해명을 요청했지만 “사업을 계속 진행 중이며, 언론 인터뷰에 응하지 않겠다”라며 “(YG인베스트먼트 투자 관련 사항 등에 대해)답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