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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첫 저격에..."윤석열, 통장도 어렵다"

박지혜 기자I 2021.07.05 07:00:08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상대 진영의 이재명 경기지사에 첫 비판을 날렸다가 이 지사를 비롯한 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와 조국 법무부 전 장관 등에 공세를 받았다.

이 지사는 지난 4일 오후 페이스북에 자신의 ‘미 점령군’ 발언에 대한 윤 전 총장의 비판에 대해 “구태 색깔공세 안타깝다”며 반격에 나섰다.

그는 먼저 “국정이란 것이 20∼30권 사법고시와 달리 영역과 분량이 방대해 공부할 것이 참 많다. 열심히 제대로 공부해야지요”라며 “저도 계속 공부 중이지만 여전히 부족함을 느낀다. 공부하시려는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해방 후 한반도에 진주한 미군에 대해, 저희 발언에 대해 잘못 알고 계시고, 새로운 정치를 기대했는데 처음부터 구태 색깔 공세라니 참 아쉽다”고 했다.

이재명(오른쪽) 경기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진=이데일리DB)
이 지사는 “38선 이북에 진주한 소련군과 이남에 진주한 미군 모두 점령군이 맞다”며 “저는 북한 진주 소련군이 해방군이라고 생각한 일도 없고 그렇게 표현한 바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군 포고령에도 점령군임이 명시돼 있고, 윤 전 총장께서 숭상하실 이승만 대통령, 제가 존경하는 김대중 대통령께서도 점령군이라는 표현을 공식적으로 하셨을 뿐 아니라, 일본의 점령군임은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점령군으로 진주했던 미군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철수했다가 6·25 전쟁 당시 유엔군의 일원으로 참전한 후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의해 지금까지 주둔하고 있다”며 “같은 미군이라도 시기에 따라 점령군과 주둔군으로서 법적 지위가 다르고 동일할 수 없다는 것은 법학개론만 배워도 알 수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정부 수립 후 부정 불의와 친일 매국 요소가 뒤늦게나마 많이 청산됐지만, 그 일부가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 독버섯처럼 남아 사회통합을 방해하고 자주독립국가의 면모를 훼손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총장께서 입당하실 국민의힘 역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지사와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로 경쟁하고 있는 양승조 충남지사도 이날 윤 전 총장을 향해 “역사적 사실에 대한 무지, 몰이해는 큰 문제”라고 직격했다. 양 지사는 “측근과 가족 비리에도 사과 요구를 무시하면서 정치적 위기 모면에 급급한 모습에 안타까움을 넘어 안쓰러움을 느낀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지사의 대선 예비후보 수행실장인 김남국 민주당 의원도 “논리의 비약을 이용한 마타도어식 구태 정치가 윤석열의 정치인가”라고 물었다. 김 의원은 “이 지사가 하고자 했던 이야기는 미군이 점령군이냐는 하는 부정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논쟁이 아니다”라며 “점령한 미군이 친일 잔재를 제대로 청산하지 않았던 것에 대한 언급이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조국 법무부 전 장관은 “해방 직후 남북한을 미군과 소련군이 각각 ‘점령’했음은 역사적 사실”이라며 “이걸 갖고 국민의힘 및 유력 대선 후보 윤석열 씨, 그리고 수구언론은 ‘색깔’ 공세의 소재로 써먹는다. 퇴행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점령’이란 표현이 쓰인 ‘1945년 9월 7일 맥아더 미 극동군사령관 포고령’ 내용을 나열하기도 했다. SNS에 정치 관련 비평과 메시지를 내는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도 이를 언급하며 “대통령 하겠다는 자가 해방 당시의 정치 상황에 대해 어찌 그리 무지한가. 참모들도 한심하다. 그 정도 실력이면 통장도 어렵다”며 “부끄러운 줄 알라”고 일갈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철학의 빈곤은 그렇다 치고 고작 철 지난 색깔론을 들고 나오다니… 참 안 됐다. 쓸쓸한 영혼이 불쌍하다”고 했다.

사진=조국 법무부 전 장관 페이스북
앞서 이 지사는 지난 1일 경북 안동 이육사문학관을 찾아 “대한민국이 친일 청산을 못 하고 친일 세력들이 미 점령군과 합작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 전 총장은 “온 국민의 귀를 의심하게 하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이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이 지사를 비판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윤 전 총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요즘 저를 포함해 많은 국민께서 큰 충격을 받고 있다. 광복회장의 ‘미군은 점령군, 소련군은 해방군’이란 황당무계한 망언을 집권세력의 차기 유력후보 이 지사도 이어 받았다”며 “이에 대해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어떠한 입장 표명도 없다는 것이 더 큰 충격”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들은 대한민국이 수치스럽고 더러운 탄생의 비밀을 안고 있는 것처럼 말한다”며 “국정을 장악하고 역사를 왜곡하며 다음 정권까지 노리고 있는 당신들은 지금 무엇을 지향하고 누구를 대표하고 있는 것인가? 6·25 전쟁 당시 희생된 수만 명의 미군과 UN군은 점령지를 지키기 위해 불의한 전쟁에 동원된 사람들인가? 죽고 다친 수많은 국군장병과 일반 국민들은 친일파와 미국의 이익을 위해 싸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역사의 단편만을 부각해 맥락을 무시하는 세력은 국민들의 성취에 기생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며 “권위주의 정권을 청산하고 민주화를 달성한 국민들과 뒤섞여 ‘더 열심히 싸운 민주투사’로 둔갑했다. 대한민국을 잘못된 이념을 추종하는 국가로 탈바꿈시키려 한다. 시장을 부정하는 주택정책과 소주성 정책 등 모두 잘못된 이념에 취해 나온 것들이다. 이런 황당한 시도는 집권세력을 넘어 학교 현장에서도 펼쳐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 전 총장은 또 “이념에 취해 국민의식을 갈라치고 고통을 주는 것에 반대한다. 이재명 지사 등의 언행은 우리 스스로 미래를 갉아먹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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