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이 힘]속쓰리고 더부룩... 헬리코박터균 검사받아보세요

이순용 기자I 2021.10.13 06:20:27

위암 1급 발암인자 헬리코박터균, 한국인 과반 이상 보유
자연 치유 어렵고 재감염률 높아…반드시 약물 치료 필요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현대인에게 속쓰림과 더부룩함은 흔한 증상이다. 만약 이러한 증상이 있다면 위내시경과 함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헬리코박터균)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실제 대한상부위장관과 헬리코박터학회에 따르면 헬리코박터균은 16세 이상의 10대에서 12.5%, 20대에서 26.3%, 40대 이후에서 60%의 높은 감염률을 보인다. 헬리코박터균은 각종 위장질환의 원인균이 되기 때문에 전 연령층에서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국민 70%가 감염…1급발암인자 ‘헬리코박터균’

헬리코박터균은 위장 내 기생하는 세균의 일종이다. 1994년 세계보건기구(WHO)가 위암 1급 발암인자로 규정할 만큼 위험한 균이다. 위벽에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켜 만성위염과 소화성 궤양, 위암과 같은 위장관 질병을 유발한다. 한 번 감염되면 자연적으로 치료되지 않고 수년에 걸쳐 몇 번이고 재감염된다. 헬리코박터균은 보통 입을 통해 전염되기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음식을 함께 먹는 경우 감염에 매우 취약해진다. 실제 우리나라 인구의 과반 이상이 헬리코박터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손효문 인천힘찬종합병원 내과센터장은 “십이지장궤양 환자의 90~95%, 위궤양 환자의 60~80%의 위 속에서 헬리코박터균이 발견됐다”며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면 위암 발생 위험도가 약 3.5배 증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헬리코박터균 감염자와 식사를 했다고 모두 전염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장시간 밀접한 접촉을 하는 경우에는 감염율이 매우 높아지고 특히 유아기 때는 쉽게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위생 관리가 유일한 예방법

위내시경을 통해 위 조직 검사를 하거나 호흡검사와 혈액검사 등으로 헬리코박터균 감염 여부를 알 수 있다. 감염됐을 경우 경구용 약물로 치료한다. 위산 억제제, 위장운동 활성제 등과 항생제 두 가지를 섞어 아침과 저녁 하루 2회에 2주간 투여한다. 두 달 정도 경과한 후 호흡검사 등으로 균의 생존 여부를 확인하는데 1차 치료를 통한 완치율은 70~80% 수준이다. 1차 치료에서 제균이 되지 않았다면 약제를 변경해 2차 치료를 이어간다. 특히 위궤양과 십이지장궤양, 만성위염 등이 있는 경우 꼭 제균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손효문 센터장은 “헬리코박터균은 치료가 어려운 세균인 만큼 예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감염을 예방하는 방법은 개인 식기와 컵을 사용하는 등 철저한 위생 관리밖에 없다”며 “만약 감염됐다면 1차 치료로 없어지지 않는 내성균이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에 치료 후 반드시 제균 여부를 다시 확인해 완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가족력이 있다면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하고 본인이 감염 진단을 받았다면 함께 동거하고 있는 가족들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밀접접촉이나 음식물 등으로 감염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약 3% 정도에서 재감염률이 있다고 보고되기 때문에 완치가 되더라도 반드시 식습관과 개인 위생 상태를 개선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헬리코박터균 이미지. (사진=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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