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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역은 서울 동북권과 도심을 잇는 통일로와 닿아 있고, 지하철 3호선 무악재·독립문 역이 가까운 시내 요지에 있다. 정비사업이 성사되려면 두 가지 변수를 넘어야 한다. 우선 서울시의 보완 요구를 들어 △적절한 기부채납 대상과 규모를 특정하고 △일대의 무허가 건축물을 정비하고 △통일로 방향 진출입로를 개설할 필요가 있다. 이로써 사업지로 지정되면 용도 상향, 층수·용적률 완화, 기반시설 지원 등 혜택을 받아 사업은 탄력이 붙을 수 있다.
가장 큰 변수는 내부에 있다. 현저동 일대 개발은 2003년 서대문구의 주거환경개선사업지로 지정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노후 불량 주택이 밀집해 주거환경이 열악하고, 공공시설·편익시설이 부족하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용적률 200%, 최고층수 7층으로 160가구 규모의 구체적인 정비사업 계획도 마련됐다.
문제는 주민끼리 의견이 일치하지 않으면서 불거졌다. 국공유지이던 이 지역은 일제 강점기 무렵부터 도시 빈민이 무허가 건물을 짓고 정착하면서 동네가 생겼다. 나중에 무허가 정착민에게 토지를 불하했고, 불하 과정에서 ‘토지 쪼개기’가 이뤄졌다. 대지는 한 개인데, 소유주는 수십 명에 이르는 기형적인 구조가 발생했다. 이후 재개발이 시도될 때마다 토지 소유주 간에 의견이 모두 일치하지 않으면서 번번이 무산됐다. 현재도 모아주택에 동의하지 않는 토지 등 소유주가 상당하다. 이들은 시행 방식의 재개발이 적합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저동 재개발 추진 과정에 밝은 공무원은 “과거 개발이 불가능했던 이유는 지주는 너무나 많은데, 이들끼리 의견이 규합되지 않았던 탓”이라며 “토지 불하 과정에서 외지인이 들어오면서 원주민과 갈등하고, 각자 방식으로 개발을 주장하느라 수십 년이 흘렀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은 과거보다 동의율이 완화된 방식으로 재개발이 시도된다. 이전에 추진한 ‘주거환경개선사업’ 방식은 토지 등 소유주 100% 동의가 필요했다. 단 한 명이라도 반대하면 사업이 성사할 수 없었다. 이번에 추진하는 모아주택은 토주 등 소유주 80% 동의로 추진할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제안이 다시 접수되면 심의를 거쳐 사업지로 지정할지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