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17년 2월 5G 상용화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애초 계획보다 1년 앞당긴 5G 상용화 일정을 밝혔는데, 이달 중 5G 단말기 출시가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28일로 예정된 상용화 행사를 연기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위 관계자는 6일 “이동통신 3사, 전자 회사들과 계속 협의하고 있다”며 “(세계 최초 5G 상용화 행사를)연기하는 것을 포함해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초 정부가 5G 상용화 일정을 이달 말로 못 박은 것은 ‘세계 최초’가 갖는 글로벌 ICT 시장의 명예 때문이기도 하지만, 5G로 스마트팩토리나 스마트시티 같은 융합산업을 앞당겨 가라앉은 한국경제에 활로를 찾겠다는 의지도 있었다. 삼성, SK텔레콤, KT 등 국내 회사들은 국제표준화 단체인 3GPP의 5G 국제표준을 주도하며 기술 리더십을 인정받는 상황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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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예정된 날짜가 가까워져올수록 시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우리가 개발한 칩셋을 장착했지만 갤럭시S10을 테스트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이달 중 출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고, SK텔레콤 관계자는 “5G의 수요예측이 쉽지 않아 요금제 설계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여기에 퀄컴 칩셋을 쓰는 LG전자의 ‘V50씽큐 5G’는 퀄컴의 구형칩 호환 거부로 5월 이후 출시될 전망이다.
5G 상용화 시기에 대해서는 청와대 관계자가 직접 기업들에게 전화를 걸어 챙길만큼 국가적 관심사이나, 미리 잡은 일정에 맞추기 위해 단말기나 서비스의 품질이 다소 불안해도 출시를 강행한다면 현명하지 않다는 비판이 곳곳에서 제기되면서 정부가 세계 최초 상용화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이다.
◇4월에 해도 우리가 ‘세계 최초’..버라이즌, 5월 스마트폰 기반 5G 추진
하지만 우리나라가 올해 4월에 스마트폰 기반의 5G를 상용화해도 역시 세계 최초로 기록될 전망이다. 미국 통신사인 버라이즌이 지난해 10월 5G서비스를 시작하긴 했지만 이는 유선 초고속인터넷을 대체하는 홈브로드밴드(Fixed Wireless Access)이기 때문이다. 스위스 통신사인 선라이즈가 이달 화웨이 장비로 제공하는 서비스 역시 스마트폰 기반이 아니라 5G 홈브로드밴드다.
버라이즌은 퀄컴 칩셋을 장착한 단말기로 5월에 스마트폰 기반 5G서비스를 준비 중이고, 일본이나 중국 회사들은 빨라야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한다.
퀄컴 관계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스냅드래곤 855’에 연계되는 모바일 5G 모뎀칩인 ‘X50’는 상반기부터 출하된다. 버라이즌 일정에 맞추기도 벅차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