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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US의 경우 세계적으로 아직 연구개발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나 탄소를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에 속해 탄소중립 시대 필수 기술로 손꼽힌다. 이 때문에 제때 지원 제도를 마련하고 규제를 풀지 않으면 상업화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기업들도 이미 ‘포집→수송→저장(CCS)→활용(CCU)’ 등의 4단계로 구성되는 산업에서 기회를 찾기 위해 관련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국내에선 공식적으로 상업 운영 중인 CCUS 프로젝트는 사실상 없는 실정이다. 탄소를 포집하는 정도는 화력발전소나 석유화학사, 정유업계를 중심으로 연구개발(R&D)과 실증을 진행 중이다. 또 공주대 등 연구기관에서 해양 이산화탄소 저장 환경을 그대로 구현한 ‘CCS 저장 실증 테스트베드’를 설치해 실증을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에서 CCU 또는 CCS 산업 활성화가 더딘 이유 중 하나로 규제를 꼽는다. 폐기물관리법상 포집한 이산화탄소는 폐기물로 분류돼 활용하려면 관련 인·허가를 취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허가 취득에만 1~2년이 소요되는 데다 재활용 용도가 일부 화학제품으로 한정돼 있어 활용도가 떨어진다.
실제로 한 환경관리업체는 공장 매연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시멘트 원료로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관련 사업을 추진하다 전면 보류했다. 각종 사업 인허가 취득에만 최소 1년이 걸리는데다 재활용 목적도 화학제품으로만 제한돼 시멘트에 쓸 수 있을지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이산화탄소를 포집해도 현재 우리나라에 묻을 곳이 마땅하지 않다는 점은 CCS 사업의 난제로 꼽힌다. CCS는 대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버려진 석유가스전이나 대염수층 등 육상·해양 보관소에 주입·저장한다. 오랜 기간 새지 않도록 안정적으로 보관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러한 여건 탓에 SK그룹의 수소·에너지 계열사 SK E&S는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CCS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조만간 가동을 멈추는 동티모르 해상에 있는 바유운단(Bayu-Undan) 천연가스 생산설비를 탄소 저장고로 재사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역시 제도나 법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SK E&S 관계자는 “향후 국내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까지 처리할 수 있는 해외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다만 이산화탄소는 폐기물로 분류되기 때문에 국가 간 이동하려면 제도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권이균 공주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CCUS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 감축량의 15%가량 기여할 것”이라며 “개별 기업의 CCUS 진출 장벽을 낮추기 위해 규제 개선을 비롯해 세제 혜택과 기금 지원, 연구개발 촉진과 손실보상제도 등 다양한 경제적 지원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