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강력 DSR 40% 규제
지금까지는 DSR 규제를 느슨하게 적용했다. 서울이나 수도권을 포함한 투기·과열지구에서 9억원 초과 주택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거나 연봉 8000만원이 넘는 대출자가 1억원 넘는 신용대출을 받을 때 ‘DSR 40%’를 적용했다. 매년 갚아야 하는 원리금이 연봉의 40% 이내에서만 돈을 빌릴 수 있다는 뜻이다.
앞으로는 서울이나 수도권 같은 규제 지역에서 6억원이 넘는 주택담보대출이나 1억원을 초과하는 신용대출을 받을 때 ‘DSR 40%’ 규제가 적용된다. 이렇게 되면 7월부터 서울 아파트 가운데 약 83.5%, 경기도 아파트 33.4%가 ‘차주단위 DSR 규제’의 적용을 받게 된다. DSR 규제는 해를 거듭할수록 강화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가장 강력한 대출 규제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40%’였다. 집값의 40%까지만 대출을 허용해준 것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서울 등의 아파트를 구매할 때 주택담보대출 LTV 40% 이내에서 받고, 부족한 금액을 신용대출로 충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앞으로는 이런 방법을 동원하는 게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신용대출을 받은 차주라면 필요한 만큼의 주담대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서울서 ‘그림의 떡’ LTV 10%p 추가 혜택
정부가 가뜩이나 대출 문이 좁은 서민·실수요자의 반발을 의식해 맞춤형 규제 완화 대책을 내놨지만 DSR 문턱을 넘기 쉽지 않다. 금융당국은 연간 소득 9000만원 이하(생애최초 1억원 미만)인 무주택자가 9억원 이하(조정지역 8억원 이하) 주택을 살 때 LTV를 최대 60%(조정지역 70%)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종전에도 요건을 갖춘 무주택자에게 LTV 규제를 10% 헐겁게 적용했는데 이번에 LTV 규제를 10%포인트(p)를 더 낮춘 것이다.
하지만 이런 혜택은 연봉이 꽤 높아야 가능하다. 연소득이 낮다면 DSR 문턱에 걸릴 수 있다. 또 LTV 혜택을 받더라도 다른 신용대출은 막힐 가능성이 크다.
서민·실수요자 규제 완화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최대액은 4억원이다.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시장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5월 서울의 중소형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9억9585만원으로 조사됐다. 서울지역의 작은 아파트값이 약 10억원인 상황에서 최대 4억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으니 지금의 LTV 40%와 다르지 않은 것이다.
◇신용대출 문턱 올리는 은행권
이런 과정에서 은행권도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우리은행이 포문을 열었다. 우리은행은 오는 14일부터 5개 신용대출 상품의 우대금리를 축소하거나 폐지한다. 소비자가 부담하는 이자율이 0.1%포인트에서 최대 0.5%포인트 높아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대출을 옥죄이면서 신용대출은 주춤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38조4911억원으로 전달(142조2278억원)보다 3조8000억원 가까이 줄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가계대출 증가규모를 줄이려 노력하고 있어 대출 규제는 더 빡빡해질 수 있다”며 “대출이 필요한 소비자라면 자금계획과 규제를 고려해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이버 구독을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