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경기도 아파트 전셋값은 3.3㎡당 824만 4700원으로 2년 전(740만 5200원)보다 11.34% 올랐다. 전용면적 84㎡짜리 아파트 전세계약을 갱신하기 위해서는 2억 1318만원에서 2억 3734만원으로 약 2771만 4090원을 올려줘야 한다는 얘기다.
이는 우리나라 가구당 소득 상승률을 훌쩍 넘어선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우리나라 가구당 월평균 소득에서 주거비와 생활비 등 가계지출을 뺀 여유자금 규모는 42만 2000원이다. 이를 모두 저금하더라도 우리나라 가구가 2년간 모을 수 있는 여유자금은 1012만 8000원으로 경기도 평균 전셋값 상승액(전용 84㎡ 기준)의 40%에도 못 미친다. 결국 자체 조달하지 못한 전세금 상승분은 전세자금대출 등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특히 경기도 과천시 등 주택정비사업이 활발한 지역 중심으로 세입자들이 다른 곳으로 밀려나는 현상도 목격된다. 2015년 기준 과천 아파트 전셋값은 3.3㎡당 평균 1532만 6400만원이었지만 2년 사이 1856만 3600원으로 21.12% 뛰었다. 전용 84㎡짜리 아파트 전세계약을 갱신하기 위해서는 전세금을 4억 4121만원에서 5억 3440만원으로 9319만원 올려줘야 하는 것이다. 전셋값이 너무 뛰자 과천시 세입자들이 경기도 외곽지역으로 밀려나면서 과천과 인접한 안양(17.41%)·하남(19.92%)·성남(14.70%)·의왕시(12.09%) 등도 경기도 평균 이상의 전셋값 상승률을 보였다.
서울의 경우 이 같은 현상이 더욱 뚜렷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서울에서 전용 84㎡짜리 아파트 전세계약을 갱신하기 위해서는 3억 9771만원이 필요한데, 2015년 10월(3억 4909만원)보다 5000여만원 넘게 올려줘야 한다. 전셋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서대문구(29.63%)는 전세금 상승액이 8000만원에 달했다. 가장 상승률이 낮은 송파구(9.64%)도 실제 오른 전세가격을 계산해보면 전용 84㎡ 기준으로 4억 3786만이었던 전셋값이 4억 8008만원 올라 재계약을 위해서는 전세금을 5000만원 올려줘야 한다. 상승률은 서울 전체 자치구 중 가장 낮아도 기준이 되는 전셋값 자체가 높기 때문이다. 송파구의 3.3㎡당 평균 전셋값은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강남(2061만 4000원)·서초구(2027만 1600만원)에 이어 세 번째로 비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