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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만 적혀있던 경조사 부조 봉투 문구를 한글로 바꾸는 시도들이 눈에 띈다. 이 변화를 처음 주도한 이는 한글사랑을 실천해 온 농촌진흥청 성제훈 전 대변인이다. 그는 지난 2020년 당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농진청 대변인실에서는 한자로 썼던 경조사 봉투를 한글로 바꿨다”며 바뀐 경조사 봉투 사진을 올렸다.
새 경조사 봉투에는 ‘축화혼’ 대신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부의’ 대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라는 한글 문구를 적었다. 그는 “우리 글자는 한글이고 한자는 중국 글자”라며 “우리 글자가 없다면 모를까, 한글이라는 멋진 글자가 있는데 굳이 한자를 쓸 까닭이 없다고 본다”고 취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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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은 지난해 관혼상제 49개 용어(관례 용어 2개, 혼례 용어 22개, 상례 용어 22개, 제례 용어 3개)에 대한 대안어를 마련하기도 했다. 국립국어원 측은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언어 표현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세대나 분야 간 갈등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기존 한자 용어와 새로운 쉬운 용어가 공존하도록 했다”며 “또 굳이 쓰지 않아도 될 외래 용어나 거의 쓰지 않아 뜻을 알기 어려운 일부 한자어를 쉬운 우리말로 바꿨다”고 했다.
예를 들면 혼례 용어 ‘웨딩홀’이나 ‘베뉴’와 같은 외국어는 ‘예식장’으로 대안어를 마련했으며, 의미를 잘 알지 못하고 쓰는 ‘피로연’은 ‘피로연(뒤풀이)’으로 나란히 쓰도록 했다. 또 상례 분야에서 ‘근조, 부의, 조의’와 같은 말이 쓰이고 있으나 최근엔 그 뜻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만큼 ‘삼가 명복을 빕니다’, ‘고이 잠드소서’와 같은 표현으로 대체하도록 대안어를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