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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화폐개혁]③누가 총대 메나…군불때는 정치권 vs 관망하는 한은

김경은 기자I 2019.04.08 05:40:00

한은 "화폐개혁 내부 준비돼 있지만 사회적 합의 돼야 추진"
이원욱 의원실 리디노미네이션 관련 토론회 준비 나서

출처: 한국은행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한국은행은 리디노미네이션(화폐단위 변경) 논의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모습이다. 내부적으로 준비는 하고 있지만 먼저 앞장 서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사회·경제적으로 파급이 큰 사안인 만큼 정치권에서 먼저 합의를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 박승 전 총재 재임 시절 한은이 앞장서 리디노미네이션을 추진했다가 정부와 정치권 반대로 좌절했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이 총재는 지난달 25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필요할 때는 됐다고 본다”면서도 정치권에서 먼저 논의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국회에서는 리디노미네이션 공개 토론회를 준비하는 등 군불때기에 나선 상태다. 총대는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멨다. 이주열 총재에게 리디노미네이션 필요성에 대한 질문을 던져 해당 논의를 수면으로 끌어올린 당사자다.

이원욱 의원실 관계자는 “리디노미네이션의 필요성에 대해 토론회조차 진행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추진하려고 한다”며 “초당적 차원에서 학계와 전문가들을 모시고 추진 필요성, 부작용 등에 대한 다양한 찬반 논의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에서 화폐개혁 관련 토론회가 열리는 것은 5만원권 도입여부를 두고 논쟁이 뜨거웠던 2005년 이후 처음이다.

한국은행 고위 관계자는 7일 “내부적으로 한국은행은 리디노미네이션에 대해 준비는 다 된 상태”라며 “다만 한은은 직접적 관계가 있기 때문에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정치권을 중심으로 언급이 나오고, 한은에 요청이 오는 경우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정부수립 이후 두 차례 리디노미네이션을 단행했다. 한국전쟁 중이던 1953년 2월과 박정희 군사정부 시절인 1962년 6월이다. 1차에는 100원을 1환으로, 2차에는 10환을 1원으로 변경했다.

하지만 국민적 공감대 없이 정부는 긴급조치를 내린 후 일주일 내에 구권을 모두 금융기관에 예치토록 강제해 사회적 혼란은 컸고 경제효과도 반감됐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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