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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나는 ‘빌라왕’ 배후…회삿돈 2215억 빼돌린 대가는[사사건건]

김범준 기자I 2023.01.14 09:00:00

수백채 전세사기 ‘빌라왕’ 배후 추정 인물 구속
필로폰 상습 매수·투약 ‘돈스파이크’ 집유…檢 항소
‘2215억 횡령’ 오스템임플란트 직원은 징역 35년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수백채 빌라와 오피스텔을 소유하며 전세 사기를 벌인 이른바 ‘빌라왕’ 사건과 관련해 배후 인물로 지목된 부동산 컨설팅업체 대표가 구속됐습니다.

수차례 마약을 매수하고 투약한 혐의를 받는 작곡가 겸 프로듀서 돈스파이크는 1심 재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형량이 낮다고 보고 즉시 항소해 2심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전세사기와 마약 근절은 윤희근 경찰청장이 내세운 ‘국민체감’ 1·2호 약속이기도 한데요, 언제쯤 뉴스에서 사라지게 될까요.

한편 회삿돈 2215억원을 자신의 계좌로 빼돌려 주식 투자 등으로 탕진한 오스템임플란트(048260) 직원도 잡힌 지 1년만에 1심 선고를 받았습니다. 징역 35년에 추징금 약 1152억원입니다.

◇ 수백채 전세사기 ‘빌라왕’ 배후는…

숨진 빌라·오피스텔 임대업자 정모씨 사건 관련 배후로 추정되는 신모씨가 지난 12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김상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12일 ‘빌라왕’ 사건 배후 인물로 떠오른 부동산 매매 컨설팅업체 대표 신모(37)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증거인멸 및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앞서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무자본 갭투기’로 주택 628채를 매수하고 임차인 37명에게 전세 보증금 80억원을 돌려주지 않은 혐의(사기 등)로 신씨 등 78명을 검거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바지 사장’ 역할을 한 정모씨는 서울 강서·양천구 일대에 신축 빌라와 오피스텔 약 240채를 사들여 세를 놓다가 지난해 7월 연고가 없는 제주에서 사망했습니다. 다른 빌라왕 김모씨는 지난달 28일 구속된 상태입니다. 경찰은 신씨가 분양업자 및 중개사와 공모해 자본 없이 이들의 명의로 주택을 매수한 뒤 전세 계약을 한 실질적 배후로 보고 있습니다.

전세사기는 윤희근 경찰청장이 지난해 취임 이후 ‘국민 체감약속’ 1호로 꼽은 집중 단속 범죄입니다. 윤 청장은 지난 9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새해 첫 정례 기자간담회에서도 “지난해 7월 사망한 40대 정모씨의 배후를 확인해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유사 사례가 더 있을 수 있는 만큼 그 부분까지 밝혀내기 위해 수사를 철저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마약’ 돈스파이크 1심 집유…檢 “중형 필요” 항소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된 작곡가 겸 프로듀서인 돈스파이크가 지난해 11월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필로폰을 상습 매수하고 투약한 혐의를 받아온 돈스파이크(46·김민수)가 일단 교도소행은 피했습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재판장 오권철)는지난 9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의 혐의로 돈스파이크에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습니다. 아울러 보호관찰 및 80시간 약물치료 강의, 추징금 3985만 7500원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필로폰 양이 다량이고 여러 명과 같이 마약을 투약하는 등 범죄의 질이 좋지 않단 점, 그럼에도 돈스파이트가 범행을 인정하고 수사에 협력한 점 등을 양형 기준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자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하고 즉시 항소했습니다. 검찰은 사회적 폐해가 심각한 마약범죄의 중대성과 피고인의 동종 범죄전력 등을 볼 때, 보다 무거운 형의 선고가 필요하단 입장입니다. 앞서 검찰은 돈스파이크에게 징역 5년을 구형한 바 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돈스파이크는 지난 2021년 12월부터 2022년 9월까지 9회에 걸쳐 4500만원 상당의 필로폰을 매수하고 총 14회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 중 5회는 다른 사람들과 공동으로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고, 7차례 다른 사람에 필로폰과 엑스터시를 건네거나 20g 상당의 필로폰을 소지한 혐의도 받습니다.

◇ 회삿돈 2215억 빼돌린 대가, ‘징역 35년과 추징금’

오스템임플란트 회삿돈 2215억원을 빼돌린 이모씨가 지난해 1월 서울 강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11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재판장 김동현)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가법)상 횡령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에 넘겨진 오스템임플란트 자금관리팀장 이모(46)씨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하고 추징금 1151억8797만555원을 명령했습니다. 또 횡령금을 은닉하고 공모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이씨의 아내 A씨에겐 징역 3년을, 여동생과 처제에겐 각각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법원에 따르면 이씨가 작성한 메모지엔 어느 정도 처벌을 받은 후 횡령금을 활용한 이익을 누리려는 계획이 적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법원은 이씨와 A씨가 형을 복역한 이후 범행으로 취득한 재산을 활용해 이익을 얻으려 계획한 사실을 양형의 중요 요소로 꼽았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검찰은 이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2020년 1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오스템임플란트 계좌에서 본인의 증권 계좌로 15차례에 걸쳐 2215억원을 이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씨는 횡령금을 주식 투자 등 개인 용도로 사용했으며 이 중 335억원만 회사에 돌려놨습니다. 여기에 수사기관이 몰수한 이씨와 그 가족의 재산을 뺀 나머지 횡령금을 추징액으로 매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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