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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씨는 지난해 2월 초,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총책으로부터 지시를 받은 김모 씨로부터 중국 청도 소재 콜센터에서 국내 불특정 다수 피해자들에게 직접 전화를 하는 상담원 역할을 담당키로했다.
이들 일당은 같은달 피해자 전화해 “H캐피탈 이모 대리인데 기존 대출금을 상환하면 저리로 추가 대출을 해주겠다”고 거짓말해 347만원을 은행계좌로 입금받아 가로챘다.
이 씨는 보이스피싱 콜센터 관리자와 갈등을 이유로 2019년 3월말 국내로 입국했다. 이후 이 씨는 김 씨로 부터 범죄에 쓰인 차명 체크카드(일명 대포카드) 등 매체를 물품보관함 또는 카드수거책으로부터 건네받아 이를 인출한 후 다시 보이스피싱 조직에 무통장 입금하는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 과정에서 이 씨는 공범 소모 씨에게 “‘카드를 전달받아 이를 통해 현금을 인출해 무통장 송금하는 일을 하면 인출금의 4%를 수당으로 받을 수 있는 일이 있다. 내가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줄 테니 받은 수당을 나눠갖자”고 제안해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은 지난해 5월부터 6월까지 “W은행이다. 기존 대출금을 상환하면 낮은 금리로 추가 대출을 해주겠다”는 식으로 피해자 14명을 속여 총 1억 8000만원 상당의 돈을 입금받았다. 이중 이 씨는 소 씨가 받은 금액에 50%를 수당 명목으로 챙겼다.
1심인 서울서부지법 재판부는 이 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에 집행유예 5년, 소 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보이스피싱 범행은 불특정인을 상대로 계획적, 조직적으로 이루어지고 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하는 것으로 그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이를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해자 중 4명을 제외하고 모두 합의하고 초범인 점을 참작했다”며 집행유예형을 내렸다.
검찰은 이 씨에 대해 비상상고했다. 형법 62조 1항에 따르면 징역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벌금 500만원 이하의 벌금 형을 선고할 때만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집행유예형을 내릴 수 있다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이 씨의 집행유예형을 파기했다. 재판부는 “원판결 법원이 피고인에 대해 3년 6월의 징역형을 선고하면서 5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 것은 심판이 법령에 위반한 경우에 해당한다”며 “이를 지적하는 비상상고는 이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