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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전 시장이 본인의 대선 출마 가능성을 내비친 건 지난 7일이다. 당일 오 전 시장은 국회에서 열린 미래혁신포럼에 강연자로 나섰었다. 장제원 통합당 의원이 주최하는 이 강연은 대선후보군들의 릴레이 특강이다.
오 전 시장은 ‘대한민국 정치혁신, 21대 국회에 바란다’를 주제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등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무엇보다 청중들의 관심은 오 전 시장의 차기 대선 출마 여부였다. 오 전 시장은 강연 중 대권에 나갈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나는 준비가 많이 부족하다. 낙선하는 바람에 (입지가) 많이 좁아졌다”고 털어놨다. 이어 “나름대로 준비됐다는 평가를 받기 위해서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출마에 대해 부인은 하지 않은 셈이다.
아울러 “다음 대선에서 (통합당이 21대 총선에서 얻었던 득표율보다) 100만표만 가지고 오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희망사항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길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도 언급했다.
오 전 시장의 대선 출마 입장은 최근 더 굳어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 통합당 초선의원 공부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에도 강연자로 나와 통합당이 집권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조언했다.
오 전 시장은 강연이 끝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또 다시 대권 혹은 재보궐선거 출마 의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에 오 전 시장은 “내 행보는 꿋꿋이 계속될 것”이라며 “답변은 드렸다”고 짧게 말했다.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지만 사실상 대권 행보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유력한 대선후보로 떠오르는 오 전 시장의 강점은 젊은 나이, 서울시정을 운영해본 경력 등이 꼽힌다. 다만, 오 전 시장이 2011년 무상급식 문제를 두고 시장직에서 사퇴한 이후 통합당이 서울시장을 내리 빼앗기고 보수가 어려워진 단초가 됐다는 평가를 뒤집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 지적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나이가 많은 편이 아니고 서울시라는 큰 조직을 운영해본 경험이 있는 인물이다”라면서도 “과거 서울시장을 관둔 문제를 정면으로 부딪혀야 한다. 그대로 놔둔 상태에선 뭘 하기가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