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금리가 내려가 달러 가치가 약세 흐름을 보이면서 달러표시 자산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의 셈법이 달라질 전망이다. 이런 흐름에 올라타려면 당분간 환헤지(환율 변동 리스크 제거)를 하는게 낫다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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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달러 가치가 하락한 것은 지난 3일 미국의 0.5%포인트 파격 금리인하에 기인한다. 금리가 내려가면 시중에 달러가 많아지고, 달러가 흔해지면 가치가 떨어진다. 이런 흐름이 더 세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화투자·삼성·NH투자·교보 등 증권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 금리를 △이르면 상반기 안에 △최다 두 차례에 걸쳐 △최고 50bp(1bp=0.01%)까지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가 더 내려가면, 원화 가치가 더 세질 수 있다.
환율 변동은 해외 펀드 투자 손익에 영향을 준다. 이런 이유에서 같은 시점에, 같은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라도 수익률이 다르게 나올 수 있다. 예컨대, NH아문디자산운용의 `NH-AmundiAllset글로벌회사채` 펀드의 최근 1주일 수익률은 환 헤지형(H)이 -0.75%, 환 노출형(UH)이 -1.98%를 각각 기록했다. 이 기간 원·달러 환율이 내려간 영향으로 환 노출형 성적이 더 나빴다. 반대로 연초 이후 이 펀드 수익률은 환 노출형이 4.52%, 환 헤지형이 1.16%로 거꾸로다. 연초를 기준으로 보면 원·달러 환율이 오른 영향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는 환경에서는 원화로 투자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앞으로 달러 가치가 더 빠질지는 변수다. 환율을 움직이는 요인은 기준 금리 외에도 여럿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기준 금리를 더 내려도, 외려 달러 가치가 하락하지 않으리라는 시각도 있다. 금리 인하는 경기침체 국면을 의미한다. 이럴 때는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가 몰리기 때문이다. 한국은행도 금리인하에 나설 경우 상대적으로 미국 금리인하 효과가 희석될 수도 있다. 아울러 환 헤지는 헤지에 따른 비용이 든다. 많게는 투자금의 최대 연 1% 안팎이다.
이종훈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주식운용팀장은 “환 노출은 환율 변동성이, 환 헤지는 비용이 각각 투자 성과를 좌우한다”며 개인 의견을 전제로 “장기 투자를 계획한다면 비용을 절약하고 환율 변동성을 부담하는 환노출이 결과가 더 낫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