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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0대 핀테크 기업, 중국은 9곳…한국은 단 1곳

김인경 기자I 2018.08.22 05:00:00

2017 글로벌핀테크기업 1~3위 중국이 독식
한국, 비바리퍼블리카 단 한 곳만 이름 올려
대만·홍콩 등 주변 亞국가 핀테크 박차
"빠른 속도로 변하는 트렌드 읽어야 도태 막는다"

[베이징= 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중국이 세계 핀테크 1위 자리에 등극하며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자, 대만과 홍콩 등 대만 인근 국가들도 중국의 핀테크를 기회로 확장을 모색하는 모양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언스트앤영(EY)이 조사한 ‘핀테크 도입지수 2017’에 따르면 중국의 핀테크 도입률은 69%에 달한다. 핀테크가 비교적 활성화된 세계 20개국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전자결제나 P2P 모바일 시장의 성장이 주효했다. 인도(52%)와 영국(42%), 브라질(40%), 호주(37%)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한국의 도입률은 32%로 12위에 그쳤다.

중국의 핀테크 도입 수준이 높다 보니 중국 IT기업들 역시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KPMG가 꼽은 ‘2017년 글로벌 핀테크 기업 100’ 명단을 보면 중국 기업들은 무려 9곳이나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1위(앤트파이낸셜)와 2위(중안보험), 3위(취덴)를 모두 중국 기업이 독식한 게 눈여겨볼 만하다.

앤트파이낸셜은 알리바바의 모바일결제서비스(알리페이)를 운영하는 금융 자회사다. 지난해 기준 기업가치는 4000억위안(65조5000억원)수준이었지만 현재는 1조위안(163조8000억원)까지 급등했다. 중안보험은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손해보험사이며 취덴 역시 온라인 대출업체다.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최첨단 IT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미국 기업들도 눈에 띈다. 미국은 1~3위 등 최고순위권은 중국에 내줬지만 100위 내에 19개 기업을 포진시켰다. 반면 중국과 미국 기업들의 성적 앞에 우리는 초라한 모습이다. 한국 기업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토스’를 개발한 비바리퍼블리카 단 한 곳만 35위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보다 시장 규모가 협소한 대만과 같은 수준이다.

문제는 대만이나 홍콩에서도 정부가 핀테크를 독려하며 기업 육성에 나섰다는 점이다. 대만의 경우 2016년 민관이 함께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프로그램인 ‘핀테크 베이스’를 만들어 올해 초까지 40여 개 기업을 지원·육성했다. 또 올해를 전자 결제 원년으로 삼고 2025년 모바일 결제 보급률을 90%로 높이기 위해 공공요금에 모바일 결제 시스템도 도입했다. 홍콩 정부 역시 홍콩이 금융 스마트업 허브로 도약하려면 핀테크를 육성해야 한다며 대규모 스타트업 이벤트를 개최하고 홍콩 내 운영 중인 159개 은행 및 금융기업들과 스타트업 기업을 매칭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PwC는 다양한 핀테크 영역 중 개인간 대출과 저축, 자산관리, 지불결제 등의 영역은 향후 5년 이내 서비스 제공 주체가 대형 은행 등 금융사에서 IT 기술 위주의 핀테크 업체로 바뀔 것이라 내다봤다. 후발주자인 국가들의 발걸음이 빨라지는 이유다.

중국 현지에서 근무하는 국내 한 금융기관 관계자는 “국내에선 기존 금융시스템에 불편함이 없으니 현재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기류가 강하다”라며 “빠른 속도로 변하는 글로벌 트렌드나 분위기를 계속 읽어야 도태되지 않는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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