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식에 관심이 많아진 20대 대학생 B씨도 소수점 거래를 이용해 여윳돈이 생길 때마다 테슬라 주식을 10만~20만원어치씩 사들이고 있다. 대학생 신분으로 한 주에 100만원이 훌쩍 넘어가는 주식을 구매할 생각은 못했는데 소수점 거래가 있다는 것을 알고 현재 소액으로 미국 우량주를 구매할 수 있게 됐다. B씨는 “자금이 생길 때마다 소수점 단위로 투자할 수 있게 돼 꾸준하게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수점 거래는 주식에 관심이 있지만 주당 100만원이 넘는 황제주를 매수하기 어려웠던 투자자들에게는 희소식이다. 현재 테슬라 1주를 사려면 한화로 약 120만원이 필요한데 주당 100만원이 넘어 선뜻 1주를 매수에 나서기 어려웠던 개인투자자들은 이제 테슬라 0.1주도 살 수 있게 됐다. 테슬라 10만원어치, 아마존 40만원어치 등 사고 싶은 만큼만 소수점으로 매수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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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해외주식 투자 증가에 따라 소수점 거래에도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9월 금융위원회는 국내·해외주식 소수점 거래를 전면 허용키로 했다. 예탁원은 금융위의 혁신금융서비스 신규 지정에 따라 각 증권사의 해외주식 소수 단위 거래를 지원하는 서비스 구축을 완료했다. 이에 증권사들은 전산구축·테스트 일정 등에 따라 지난해 11월 말부터 관련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주문방법은 일반적인 해외주식 매매 방법과 다르지 않다. 종목을 선택하고 호가를 입력하면 된다. 최소 주문 단위는 소수점 아래 여섯 자리, 즉 0.000001주다. 다만 소수점 거래의 경우 증권사 신탁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예컨대 투자자가 0.1주를 주문했다면 1주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때 일정 시간이 지나도 채워지지 않는 소수점 주식에 대해선 증권사가 자기 돈을 넣고 온전한 한 주를 만들어 예탁결제원에 결제하게 된다. 이러한 방식 탓에 매매주문과 체결 시점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어 매매 가격 혹은 실제 배정받는 주식 수량이 변동될 수 있고 투자자가 원하는 시점에 매매가 어려울 수 있다.
소수점 거래 서비스가 모든 종목을 대상으로 제공되는 것은 아니다. 아직까지는 미국에 상장된 우량 주식과 ETF(상장지수펀드)에 한해서만 소수점 단위 거래가 가능하다. 증권사별로 주문 방법(수량 단위, 금액 단위 등), 최소 주문 단위, 주문 가능 시간,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등 주문 경로 제한 여부 등도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는 증권사별로 거래가 가능한 종목 확인이 필요하다.
배당의 경우 소수점 단위에 비례해서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 0.1주를 가지고 있다면 지난해 배당금(보통주 2944원) 기준 약 290원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소수단위 주식은 완전한 1주가 아니기 때문에 의결권은 쓸 수 없다. 권리행사(배당·의결권 행사·주식 분할 또는 주식병합에 따른 배정) 방식이 1주 단위 주식과 다르므로 증권사별 약관 내용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소수점 거래 수수료는 일반 해외 주식 거래보다 매매 과정이 복잡해 일반적으로 가격이 더 비싸다. 다만 최근에는 증권사들의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해 수수료 무료 혜택, 환율 우대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어 증권사별로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