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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는 IPTV3사에 PP 의견을 반영해 채널 평가기준과 수신료 배분안을 만들도록 행정지도했지만, 실제 현장에선 ‘이상한’ 갑질이 성행하고 있는 것이다. IPTV사들은 PP들도 별 말 없었다는 입장이나, PP들은 개별 회사가 IPTV사 앞에서 솔직한 말을 하긴 어렵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12일 이데일리가 입수한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의 ‘2019년 채널평가 방안’에 따르면 3사 모두 PP를 평가할 때 플랫폼 기여도나 업무협조도에 지나친 비중을 두거나, 평가대상 PP의 절반을 D또는 E 등급으로 설계해 프로그램 사용료를 올해와 똑같이 동결하거나 오히려 삭감하는방안을 추진 중이다.
A사의 경우 자체제작비율의 배점이 10%인데, 플랫폼 기여도와 업무협조도를 각각 10%로 했다. 즉 방송프로그램을 얼마나 직접 제작했느냐와 A사가 진행하는 프로모션에 물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했느냐, A사가 보기에 얼마나 잘 업무에 협조했느냐를 같은 비율로 평가하는 것이다.
B사의 ‘2019년 실시간 채널평가 및 평가 등급별 배분기준’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자체제작비율의 배점이 15%인데, 프로모션이 5%이고 VOD제공 등 업무협조도가 10%여서 A사보다는 낫지만 PP의 본업인 자체 제작보다는 프로모션 지원이나 업무협조에 신경쓰도록 하고 있다.
C사의 ‘PP채널 평가절차 및 기준’에는 프로모션 지원이나 업무협조 항목은 없지만 전체 설계가 PP들에게 매우 불리하게 돼 있다. 전체 순위의 51%~90%를 D로, 전체 순위 하위 10%를 E로 설계한 탓에, 평가대상 PP의 절반이 내년에 프로그램 사용료를 올해와 똑같이 받거나 아예 줄어들게 만든 것이다.
한국방송채널진흥협회 관계자는 “KT,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의 채널평가 방안을 보면 콘텐츠 제작비를 쏟아부어 자체 제작을 늘리느니 IPTV프로모션을 지원해주고, VOD를 공짜로 퍼주면 점수를 딸 수있다”며 “같이 망하는 지름길이다. IPTV회사들의 자의적인 정성평가 비율을 줄여야 하고 궁극적으로는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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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TV 회사들은 최근 과기정통부의 5년 재허가 심사에서 모두 기준점수(350점이상)를 넘어 사업을 계속할 수 있게 됐지만, PP프로그램 사용료 부분이 들어있는 ‘유료 방송시장에서의 공정경쟁 확보 계획의 적정성’에선 낮은 점수를 받았다. 해당 심사는 60점 만점인데 KT는 48.72점, SK브로드밴드는 47.43점, LG유플러스는 45.14점을 받은 것이다.
이에 정부가 PP와 협의해 투명한 채널평가방안을 만들어오라고 했지만 논의 중인 안들이 이처럼 이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방송채널진흥협회 등 PP사업자들은 정부가 IPTV3사에 허가증을 줄 때 아예 일반PP의 수신료 배분율 25%를 지급하도록 명문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경원 한국방송채널진흥협회 사무총장은 “정부는 지나친 시장개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지난 2008년 방송통신위원회는 케이블TV의 일반PP 수신료 지급률이 13%수준까지 떨어졌을 때 케이블TV 재허가 조건에 25%를 의무화했다”면서 “IPTV 재허가 조건에 일반 PP 수신료 배분율 25%를 지급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공정시장 환경 조성을 위해 꼭 필요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말했다.
◇IPTV가 일반PP 제일 소외…보도기능 있는 지상파와 종편만 두려워해
한편 이상원 경희대 교수에 따르면 IPTV3사는 보도기능이 있는 지상파 방송사와 종합편성채널(종편)에 주는 프로그램 사용료에 비해 중소일반 PP에게는 훨씬 적게 사용료를 주고 있다. 특히 가입자 수는 IPTV 가입자수가 케이블TV 가입자수보다 많지만, 일반PP 프로그램 사용료는 케이블TV가 훨씬 많이준다.
이 교수는 지상파방송사들이 유료방송사(IPTV,케이블TV)로부터 가져가는 재송신료는 2013년 1255억원에서 2017년 2539억원으로 2배 성장했고, 종편 프로그램 사용료 역시 2013년 325억원에서 2017년 699억원으로 2배 가량 확대됐지만, 일반 중소 PP 사용료는 2013년 4494억원에서 2017년 5381억원으로 20% 늘어난데 그쳤다고 추정했다. 특히 케이블TV(SO)와 위성방송은 기본채널 수신료 매출 중 25%이상을 일반PP에게 제공하는 반면,IPTV는 13.3%를 배분하는데 그쳤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