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노는 물류창고, AI로 잘 돌립니다"

정병묵 기자I 2023.03.27 05:31:00

물류 IT 스타트업 콜로세움 박진수 대표 인터뷰
전국 유휴 창고 활용할 수 있는 IT 솔루션 개발
2019년 창업 후 누적 매출 100억원 돌파
국토부·서울시 전통시장 선진화 사업도 참여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전국 2만개 이상 있는 걸로 추정되는 물류창고 대부분이 비어 있고 관리가 제대로 안 됩니다. 이커머스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데 이 공간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가 뭘까 고민했죠.”

박진수 콜로세움코퍼레이션 대표(사진=정병묵 기자)
창업한 지 3년 6개월이 지난 물류 스타트업 ‘콜로세움코퍼레이션’이 물류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직접 물류창고를 세우지 않고도 전국의 유휴 창고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빅데이터·인공지능(AI) 기반 정보기술(IT) 솔루션을 개발한 뒤 창고 업자와 이커머스 판매자 모두에게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다.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본사에서 만난 박진수 콜로세움 대표는 “물류는 한 마디로 ‘공간이 있고 거기에 물건이 오간다’라고 설명할 수 있다. 과거 팔레트째로 들어오고 나갔던 단순한 업무가 이커머스 발달로 매우 복잡해졌다”며 “고객의 수요\만큼 창고에서 나가는 상품의 종류도 다양해졌기 때문에 이 과정을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게 차세대 물류업의 과제”라고 설명했다.

◇“유통업에 IT 기술 접목 구상이 창업 배경”

박 대표는 옛 KTF에서 이동통신 상품전략 및 요금기획 담당으로 일하다 2009년 회사가 KT로 합병되면서 퇴사했다. 이후 대학내일 산하 마케팅 컨설팅 기관인 ‘20대연구소’로 옮겨 소장을 맡았다. 이때 여러 대기업의 20대 관련 마케팅 컨설팅 업무를 하면서 빠르게 변하는 유통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박 대표는 “당시 유통 대기업들이 물류업계의 주먹구구식 운영 방식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면서 IT로 풀어보면 어떨까 구상하게 됐다”며 “20대연구소도 성장시켜봤고 40세가 되기 전 창업을 하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고 말했다.

콜로세움은 2019년 창업 후 기술력을 인정받아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입주기업에 선정된 후 KDB 스타트업 최우수상과 물류산업진흥재단 물류 스타트업 국토교통부 장관상, 2021년 한국로지스틱스학회 물류 스타트업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기준 누적 매출액 100억원과 물류처리량 200만건을 돌파했다.

빅데이터와 AI 물류 솔루션 ‘콜로’를 통해 판매자의 다양하고 복잡한 물류 요구를 해결해 단기간에 빠른 성장을 이루고 있다. 현재 200개 이상 이커머스 회가 서비스를 이용 중이며 물류비 최대 30% 절감, 출고처리 소요시간 80% 단축 효과를 보고 있다고 회사는 분석한다.

이를 위해 전국 물류창고 33곳을 표준화했다. 창고마다 작업·배송 방식, 취급상품이 다 다른데 IT 통합 솔루션을 통해 해결했다. 물류창고 업주들 입장에서는 비용을 들이지 않고 IT 혁신이 가능했고, 판매자 입장에서는 여러 지역의 배송 인프라를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된 것.

박 대표는 “창고 사장님들은 예전엔 큰 화주를 유치하면 경영이 수월했는데 지금은 다품종 소량 물류 시대라 영업을 많이 해야 해 힘들다”라며 “우리 솔루션을 도입하면 판매자들이 알아서 창고를 이용하고 자동으로 영업이 되는 셈이니 반응이 좋다”라고 말했다.

콜로세움이 IT 솔루션을 담당한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종합시장 내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사진=정병묵 기자)
◇도심 MFC 확대 계획이 또 다른 기회

정부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물류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도심에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MFC)’를 확대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신성장 4.0 전략’ 프로젝트 중 하나로 물류 용지가 부족한 도심에 MFC를 만들 수 있도록 허용키로 했다. 곳곳에 생기는 MFC가 원활하게 운영되도록 하는 IT 솔루션을 가진 콜로세움 같은 업체에는 기회다.

실제 콜로세움은 지난해 서울시의 ‘우리시장 빠른 배송’ 물류 서비스 입찰에 성공한 뒤 지난해 청량리종합·노량진수산·암사종합시장 등 세 곳의 물류 플랫폼을 구축해 MFC를 운영 중이다. 박 대표는 “세 곳 시장에 우리 프로세스를 안착시켜 올해 상반기까지 가시적인 실적을 만드는 게 목표”라며 “정부, 지자체, 여타 전통시장 상인분들도 관심이 많다”고 언급했다.

콜로세움은 최근 물류업계의 화두인 로봇을 이용한 물류는 조심스럽게 접근 중이다.

박 대표는 “로봇 하드웨어 업체와 이동 자율주행 로봇을 테스트 중”이라면서 “사람을 쓰든 로봇을 쓰든 결국 효율이 가장 중요한데 전국 물류창고 규모와 품목이 다 달라 생산성 검증을 제대로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콜로’ 솔루션을 적용한 물류센터(사진=콜로세움코퍼레이션)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