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스커드·노동 미사일에 핵탑재 가능
미 워싱턴포스트(WP)가 8일(현지시간) 보도한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의 북핵 개발 프로그램 기밀평가 보고서는 북한이 ICBM을 포함한 탄도미사일 발사를 위한 핵무기를 개발했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분석이 사실이라면 북한은 최소한 핵탄두 중량을 500kg에 근접한 수준으로 줄였다는 의미가 된다.
기본적으로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를 늘리려면 핵탄두 무게를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 북한은 핵을 미사일에 탑재하기 위해 탄두 소형화를 추진해왔다.
소형화의 기준은 미사일에 탑재가 가능하도록 핵탄두를 1000kg 이하, 직경 90cm 이내로 줄여 설계 및 제작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고성능 고폭장약을 사용하고 반사체의 무게 및 두께가 최적화 돼야 한다. 또 중성자 발생장치와 기폭장치의 정밀화 등이 필요하다. 북한은 5차례의 핵실험을 통해 핵폭발력과 핵탄두 소형화 수준을 향상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탄도미사일 사거리와 핵탄두 중량은 반비례하기 때문에 북한이 ICBM에 핵을 탑재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면 남한을 타격권으로 하는 탄도미사일은 이미 핵탑재가 가능한 상태라는 분석이다.
사거리 500㎞의 스커드 계열 미사일은 탄두중량이 1000㎏이다. 제주도까지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1300km의 노동미사일의 탄두중량은 700kg 수준으로 알려져있다. 북한은 현재 1000기 안팎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중 남한과 일본을 겨냥한 스커드 및 노동 계열 미사일이 대다수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북한은 이미 지난해 다양한 탄도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표준화와 규격화에 성공했다고 주장한바 있다”면서 “탄두중량 1000kg 정도의 단거리 미사일에는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수준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핵 대응 전력 KAMD·킬체인, 2020년 이후에나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위협이 현실화 된 상황인데도 우리 군의 대응 전력은 미미한 실정이다. 우리 군은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대응 전력의 실전배치 시기를 최대한 앞당긴다는 방침이지만 무기체계 개발 기간 등을 감안하면 2020년은 돼야 한다.
우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조짐을 미리 파악해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Kill Chain)의 경우 타격 체계는 어느 정도 보유한 상태다. 한국형 순항미사일 ‘해성’과 F-15K 전투기에 탑재돼 북한 전역을 사정권에 두는 ‘타우러스’ 등의 미사일은 전력화됐다. 또 육군의 지대지 탄도미사일 ‘현무’도 사거리 500km 미사일에 이어 800km 미사일의 실전배치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킬체인의 핵심인 정찰위성 등 감시자산 확보는 2020년대 이후다. 그 이전까지는 미군 전력에 의존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한·미 양국은 그나마 성능이 검증된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THAAD) 배치를 추진한다. 사드는 40km 이상의 높은 고도에서 북한 핵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무기체계다. 2016년 국방백서에 따르면 사드는 북한 스커드 미사일과 같은 단거리 미사일에 대한 8번의 요격시험에서 모두 성공한바 있다. 노동미사일과 같은 준중거리 미사일에 대한 요격시험도 3회 실시해 모두 명중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