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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만난 S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인근 개포동 재건축 단지 조합원 입주권을 사겠다고 한 투자자가 얼마 전 정부의 분양아파트 중도금 대출 규제 발표 이후 마음을 바꾸는 바람에 매매 계약이 깨졌다”며 “개포 재건축 단지의 일반분양 물량이 중도금 대출 규제 대상이 되면서 고분양가 책정에 제동이 걸리다 보니 입주권 투자 매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투자자가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펄펄 끓던 서울 강남 재건축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아파트 거래가 끊기면서 매매 가격 상승세가 주춤하다. 일부 단지에선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가격)도 크게 빠지고 있다. 지난달 9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조치에 거침없이 돈줄을 풀어내던 투자 심리가 최근 들어 꽁꽁 얼어붙어서다. 정부의 분양권 불법 거래 단속에다 고가 분양 아파트의 중도금 대출보증 규제까지 겹치면서 투자자 이탈 및 관망세가 확산되고 있다는 게 현지 공인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0.36% 올라 상승폭이 전주(0.52%)보다 0.16%포인트 낮아졌다. 올 들어 강남 집값 상승을 견인했던 강남구는 전주(0.30%)의 절반 수준인 0.16% 오르는 데 그쳤다. 실제로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전용 41.98㎡형은 지난 5월 말 8억 9000만원에서 한 달 새 7000만원 넘게 오른 9억 6000만원까지 호가가 뛰었다가 닷새 만에 3000만원이 빠져 9억 3000만원 선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개포동 H공인 관계자는 “이곳 재건축 단지의 경우 보통 거래가 집주인이 부르는 가격에 맞춰서 이뤄지는데 요즘 들어어 매수 문의가 끊기면서 매도 호가가 3000만∼4000만원 이상 낮아졌는데도 사려는 사람이 없다”고 전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 팀장은 “올 들어 재건축 아파트의 분양 성공으로 과열됐던 강남권 재건축 매매시장이 중도금 대출 규제 등 잇단 악재로 꽁꽁 얼어붙고 있다”며 “시장을 달궜던 투자 수요가 대거 이탈할 경우 올해 하반기 분양을 앞둔 강남 재건축 단지의 고분양가 행진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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