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20일 오전 11시 농협은행뿐만 아니라 2금융권의 농협 단위조합과 일부 저축은행의 임원을 긴급 소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약속한 연간 가계 대출 목표치를 어떻게 준수할지 계획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농협은행은 오는 24일부터 11월 30일까지 신용대출을 제외한 가계 담보대출의 취급을 중단키로 했다. 부동산담보대출은 물론 토지와 임야, 비주택 관련 대출까지 중단한다. 아울러 신규 전세대출, 비대면 담보대출, 단체승인 대출(아파트 집단대출)도 금지했다.
농협은행이 초강수 대출 중단책을 내놓으면서 같은 가계대출 증가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농협 단위조합도 강력한 대출 중단이나 제한 등의 조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계대출 목표치를 가장 많이 초과한 곳이 농협은행과 농협중앙회”라며 “상반기 가계대출이 63조원 늘었는데 27%가 농협과 중앙회 부분”이라고 말했다. 농협은 올해 1~7월까지 10조1900억원의 가계대출이 증가해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의 13%, 상호금융 가계대출 증가액의 82%를 차지했다.
이미 농협은 최근 중앙회 차원에서 단위 조합의 가계대출 증감을 하루 단위로 점검하고 있는 데다 7월 하순부터는 신규 집단대출을 사실상 중단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대책 마련을 위한 회의에 들어갔다”며 “7월 하순부터는 신규 집단대출은 거의 취급을 하지 않았는데 세부적으로 더 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협중앙회가 제동을 걸 가계대출은 신용대출보다는 우선 주택담보대출 대출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신용대출은 많이 늘지 않고 주택담보대출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농협은 주택담보대출은 물론 토지, 상가, 오피스텔 등 비주택담보대출도 비중이 크다.
농협중앙회가 신용대출 한도를 연봉 수준으로 끌어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은행권이 이미 당국 요청에 따라 신용대출 한도 축소에 나선 상태기 때문이다. 다만, 농협중앙회가 대출 자제령을 내리더라도 독립채산제의 별도 법인으로 운영되는 단위 조합의 대출 행태가 일률적으로 규율될지는 미지수라는 시각도 있다.
농협 단위조합 외 연간 가계대출 목표치를 초과한 저축은행 일부의 경우 담보대출보다는 신용대출 문턱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
금융당국이 금융권의 신규 가계 대출 중단 등 초강수 대책을 이끌어내는 데에는 가계대출 관리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최근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5~6%로 맞추겠다는 목표를 잡았는데 상반기 증가율을 연 환산하면 8~9%이라 하반기에는 3~4%로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 역시 가계 부채와 관련, “필요하다면 가용한 모든 정책수단을 활용해 추가 대책도 적극적으로 발굴·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