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H&B스토어 CJ올리브영에서 연 매출 100억원을 넘어선 중소 뷰티 브랜드 수는 전년대비 3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00억 클럽’에 첫 진입한 브랜드는 21개로 그 중 중소기업이 19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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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전까지 우리나라 한국 화장품 시장은 LG생활건강(051900), 아모레퍼시픽(090430) 등 두 대기업이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은 ‘넘버즈인’, ‘어뮤즈’, ‘데이지크’, ‘어노브’, ‘퓌(fwee)’, ‘일소(ilso)’, ‘성분에디터’, ‘무지개맨션’ 등 생소한 브랜드가 품질력을 내세워 약진하는 인디 브랜드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디 뷰티 브랜드들은 ‘비건·클린 뷰티’, ‘슬로에이징(노화 방지)’, ‘코스메슈티컬(기능성 화장품에 의약품의 치료기능을 합친 제품)’, 먹는 콜라겐 등 ‘이너 뷰티’ 등 뚜렷한 정체성을 갖고 소비자를 공급하고 있다.
중소 브랜드의 약진은 ‘소비자, 생산자, 공급자’의 3박자가 맞아 떨어지면서 가능했다. 개인 취향이 다양해지면서 새롭고 신선한 브랜드에 대한 수요가 생겼고, 인디 브랜드도 주목받는 환경이 조성됐다. 단순히 대기업 제품이라는 이유로 선호하기보다는 신생 브랜드라도 기능, 이미지, 가격 등에 만족하면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이다.
국내 연구·개발·생산(ODM) 및 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 업체의 세계적 수준의 제조 기술력도 한 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지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고품질의 화장품을 다품종 소량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중소 브랜드가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문턱이 한층 낮아졌다”며 “특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인플루언서를 통한 마케팅이 보편화하면서 누구나 아이디어만 있으면 신제품을 알릴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원브랜드숍’ 사라져…온라인·H&B스토어서 인디 화장품 주목
화장품 시장 판매 채널의 변화도 큰 변화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소비 확대로 매장이 아닌 온라인을 통해 인디 화장품을 선택하는 고객이 늘었다. 특히 오프라인에선 한 가지 브랜드 제품만 판매하는 ‘원브랜드숍’이 점차 사라지고 H&B스토어가 주요 화장품 유통 채널로 부상하면서 인디 화장품 업체에 활로가 더 열린 측면도 있다.
GS리테일(007070) ‘랄라블라’와 롯데쇼핑(023530) ‘롭스’ 등 대기업 계열이 모두 오프라인 점포를 철수하면서 현재 H&B스토어는 CJ올리브영이 독주하는 모양새다.
H&B스토어도 이러한 추세와 맞물려 인디 화장품을 더욱 채택하는 추세다. CJ올리브영이 코로나19 팬데믹(2020~2022년) 기간 동안 발굴한 중소기업 브랜드 수는 300개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100여개 중소기업 브랜드를 발굴한 셈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에 발굴 숫자보다도 50% 이상 늘어난 수치다.
해외시장 공략도 활발해 CJ올리브영 해외몰을 통해 올해 80여개의 중소기업 브랜드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CJ올리브영은 인디 화장품 호조를 업고 작년 매출 2조7891억원, 영업이익 271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31.6%, 97.0% 증가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중국 본토의 리오프닝, 탈마스크 등의 영향으로 화장품 시장의 완연한 회복을 기대 중이다. 특히 해외여행 재개로 면세점 최대 매출원인 화장품이 향후 중국 단체관광객(유커)의 입국 확대에 따라 면세점 쪽 실적 확대가 예상된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소 화장품 브랜드의 약진으로 수많은 업체가 이 시장에 진출하고 그만큼 제품 품질도 점점 향상되고 있다”며 “코로나19 기간 동안 업계가 많이 어려웠지만 중국 리오프닝을 계기로 고품질과 합리적 가격을 내세운 인디 브랜드가 두각을 나타내며 시장을 재편하게 될 가능성도 크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