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코스닥은 올해 들어 19.82% 뛰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8.74%)를 큰 폭 상회한다. 코스피는 지난 1월 8.44% 상승한 이후 2월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숨 고르기 흐름이다. 코스닥은 2월 6.90% 올랐고, 이달도 코스피를 웃돌고 있다. 코스닥이 10주 연속 상승한 건 2015년 1~3월 이후 약 8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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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제조업 지표 반등과 미국 금리 인상 사이클 후반부 관련 기대 심리는 코스닥에 유리하다”며 “위험자산 가격이 경기 기대로 지탱되는 구간에서 밸류에이션 부담에 직면한 코스피보다 나은 대안”이라고 말했다.
이날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에 코스피는 1% 넘게 빠졌지만, 코스닥은 0.22% 하락에 그쳤다. 시가총액 상위주들의 급등세가 부각됐다. 시총 20조원을 돌파한 에코프로비엠은 이날도 상승하며 코스닥 비중 5.32%를 기록했다. 지주사 에코프로도 14.38% 뛰었다. 셀트리온 계열주는 서정진 명예회장 복귀 기대감에 연일 강세를 보였다.
노 연구원은 “2010년 이후 코스닥 주도주는 헬스케어였지만 2차전지로 바뀐 것은 기념비적이다”고 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국 수출 부진 속에 2차전지는 지난 2월에도 호조를 보였고, 향후 12개월 예상 영업이익 비중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이익이 늘어나면서 시총 비중도 자연스레 늘어난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2차전지를 비롯한 코스닥 상승세가 가팔랐지만, 이익 증가가 동반돼 단순히 과열 구간이라고 보기엔 어렵다고 봤다. 다만 쏠림 현상을 유의하란 조언이다. 강 연구원은 “수급 측면에서 코스닥 거래대금이 이미 코스피 대비 1.2배를 상회했고, 20년래 최고 수준”이라며 “아직 과열로 볼 근거가 많지 않지만, 특정 업종이나 종목으로 몰린 이후 반전 시점이 올 가능성이 높은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
2차전지 등 주도주의 반락 시점에도 눈길이 쏠린다. 노 연구원은 “과거 코스닥 주도주는 시총 비중 6.0~7.5%에서 반락했고, 해당 종목과 지수 변곡점으로 작용한다”며 “주도주 비중 반락 이후에도 지수는 1.5개월 추가 상승했지만, 경기와 미국 금리 인상 사이클 후반부에 대한 인식이 옅어질 때 코스닥이 변곡점을 맞을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