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칩스앤미디어(094360) 본사에서 만난 김상현 대표는 “자율주행차에는 카메라가 8∼10개 정도 들어간다. 대부분 자동차용 카메라에는 비디오코덱 기술이 필수로 들어간다”며 “카메라 외에도 카인포테인먼트 등에 비디오코덱 기술이 활발히 채용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
특히 칩스앤미디어는 매출액 전체가 반도체 설계자산 대가로만 이뤄진 R&D(연구·개발) 중심 회사다. 설계자산을 반도체 업체에 공급할 때 받는 라이선스와 함께 이를 활용해 만든 반도체를 판매할 때 받는 로열티가 양대 수입원이다. 전체 실적 중 90% 이상을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수출주도형 강소기업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지난 2년간 이어진 ‘코로나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을 “위기이자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2020년 초 코로나19 상황이 발생할 당시 미국, 중국 등 해외 반도체 업체들과 추진하려 했던 라이선스 계약이 잇달아 취소되거나 지연됐다. 이런 이유로 당해 상반기 매출액이 역성장하는 등 한차례 위기를 겪었다”며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에 ‘집콕’이 일반화하면서 가전, 자동차 등 판매량이 급증했다. 이 과정에서 비디오코덱 수요 역시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4차산업시대가 앞당겨지면서 이전까지 자동차와 가전, 보안, 모바일 등에 쓰였던 비디오코덱 기술이 서버(데이터센터), 화상회의, 메타버스 등 새로운 분야로 적용이 확대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이유로 2020년 154억원이었던 칩스앤미디어 매출액은 지난해 199억원으로 30% 증가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전년 동기 73억원보다 53% 늘어난 매출액 112억원을 올리면서 지난해 기록한 사상 최대 실적을 올해 또다시 넘어설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30억원을 올리면서 이익률은 27%에 달했다.
김 대표는 올 하반기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등 영향에 글로벌 경기가 침체를 보이는 상황 속에서도 회사 실적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불황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가전, 자동차 등 완제품을 중심으로 재고가 쌓이면서 비디오코덱 기술을 적용한 반도체가 팔릴 때 들어오는 로열티 수입에 있어 어느 정도 변동성이 있다”며 “하지만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형 자동차를 비롯해 화상회의, 메타버스 등 새로운 분야로 비디오코덱 라이선스 기회가 확대하면서 견조한 실적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국내 최대 규모 벤처캐피탈(VC)인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이러한 칩스앤미디어의 중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주목하고 종전 텔레칩스(054450)가 보유한 칩스앤미디어 지분 34.50% 중 26.5%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실제로 칩스앤미디어는 최근 주식 양수도 계약을 마무리하면서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설립한 사모펀드인 한투반도체투자를 최대주주로 맞았다.
김 대표는 “한국투자파트너스와 함께 회사가 더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우선 미국과 일본, 중국, 대만 등에 있는 해외 지사 인력을 늘리는 방식으로 해외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독일 등 유럽에도 지사 등 거점을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부터 8K UHD(울트라화질) 영상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8K 관련 비디오코덱 기술 등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한 R&D 투자 역시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