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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혈제 등을 쓰면서 겨우 출혈을 멈추고 중환자실에서 병실로 올라온 환자에게 다시 한번 드셨던 약물이나 보조제 들을 확인하였을 때 절대 아무것도 드시지 않았다고 한다. 보통은 수술전 드시는 약물을 확인하고 보조제등은 끊고 오시도록 설명 드린다. 그래서 질문을 바꾸어서, 크릴 오일, 오메가 3 혹은 건강 기능 식품 혹은 여주, 돼지 감자등을 드셨는지 하나씩 짚어 여쭈어 보았을 때, 크릴 오일을 오랫동안 복용했고 당뇨가 없지만 당뇨에 좋다고 듣고 여주, 돼지 감자도 물에 끓여서 자주 드셨다고 한다.
크릴 오일은 출혈을 일으킬수 있으며 여주, 돼지 감자의 경우는 용혈성 빈혈을 일으킬 수 있어 환자의 수술 후 응고 장애가 생겼던 것으로 생각된다. 환자는 기저 질환이 없었음에도 홈쇼핑이나 유튜브 등 크릴 오일과 각종 보조제가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를 수 없이 듣고 수년간 많은 돈을 들여 소위 말하는 ‘건강 보조제’를 드시고 그로 인한 합병증으로 결국 수술시 출혈이 멈추지 않아 많이 고생한 경우였다.
또 다른 환자의 경우를 살펴 보자. 비슷한 나이때의 58세 이모 님은 혈압으로 외래를 다니고 있었다. 혈압 조절을 잘 되었으나 폐경 후 고지혈증 특히나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LDL 이 200mg/dl 까지 꽤 높아졌고, 식습관 조절과 운동을 하였지만 좀처럼 호전되지 않았다. 심근 경색의 가족력이 있기 때문에 고지혈증을 조절해 주는 것은 매우 중요 했고 경동맥 초음파를 시행했을때도 동맥경화가 진행하고 있어서 환자에게 고지혈증 약물인 스타틴을 복용하도록 권고 드렸다.
스타틴 복용을 권고 받은 환자는 외래에서 매우 어두운 표정을 지으시면서 안드시면 안되냐고 물어 보신다. 2년 동안 오메가 3를 잘 복용했고 조금 더 먹어 본 다음에 결정하고 싶다는 것이다. 오메가 3를 나에게 처방 받은 적이 없었는데 환자는 따로 지인을 통해 값비싸게 구입해 복용하고 계셨고, 그에 대한 믿음이 굳건했다. 이건 건강 보조제라 내가 먹어도 문제가 없는데 스타틴은 의사에게 처방 받아 먹으면 다른 질병이 생기는 느낌을 받는다며 오메가 3를 복용하면서 노력해 보고 한번만 더 피 검사를 해 보고 결정하고 싶다고 하면서 극구 거부하신다.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이 의사가 처방을 해주면 화학약품이라 건강에 해로울 것으로 생각되고, 건강 보조 식품이라고 하면 천연 성분으로 건강에 매우 좋다더라 하는 막연한 믿음으로 TV나 유튜브 등을 통해 건강 보조 식품들을 남용하고 많은 돈을 들여 사 드신다. 특히나 크릴 오일은 2019년도부터 거의 광풍적으로 한국에서 많이 팔리기 시작했는데 남극해의 청정해역 이미지를 강조하면서 심장병 예방에 특효약인 것처럼 광고가 붙고 유행처럼 환자들이 외래에서 물어 보았던 약이다.
크릴오일의 심장병 예방효과는 전혀 없기 때문에 의사로서 추천하고 싶지 않은 보조제이다. 오히려 위의 환자처럼 혈액 응고작용을 방해해서 수술 전후 환자에게 출혈 경향을 일으킬 수 있다.
그에 비해 오메가 3는 제대로 된 대규모 임상 실험이 이루어진 유일한 건강식품이다. 오메가 3는 불포화 지방산의 일종으로 분자의 길이에 따라 식물성인 ALA, 동물성인 EPA, DHA 로 되어 있고 이중에서 시중에 나와 있는 것은 생선 기름에서부터 추출한 EPA 와 DHA 의 복합물질이다. 오메가 3가 심혈관계 질환에 효과가 있으리라는 기대된 유래는 1970년대 후반 그린란드의 에스키모인들이 인근에 덴마크 사람들에 비해 심혈관 질환에 거의 걸리지 않는 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 인데, 이 사람들의 주식은 생선이나 물개 등으로 그 안에 풍부하게 함유된 오메가 3 지방산이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리라는 이론이 등장하게 되었다.
특히나 에스키모인들이 덴마크로 이주를 하면 식사가 달라지면서 오히려 심혈관계 질환이 더 많이 발생하게 되어 이 이론적 근거에 신빙성이 더해지게 되었다. 이후 많은 연구들이 이루어졌고 최고 권위의 학회지인 NEJM 이나 lancet 과 같은 학회지에 오메가 3를 이용한 대규모 연구들의 결과들이 발표 되었다.
몇몇 연구들에서는 심혈관계 보호 효과가 있다는 결론이 있었으나 몇몇 연구들에서는 반대로 아무 효과가 없다는 보고가 있었는데 이는 환자군들이 다르기도 했고 오메가 3의 용량도 다르고 비교대상으로 쓰인 대조군에 사용된 기름의 종류도 달랐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도 오메가 3의 효능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은 실정이나 종합해 보면 우리가 흔히 먹는 하루 1g 정도의 용량으로는 심혈관계 예방 효과를 얻기 어려우며 4g 은 먹어야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4g 이상 복용시 심방 세동이라는 부정맥을 일으킬 수 있다는 보고도 있으며 출혈 경향이 증가하기 때문에 오메가 3는 일반적인 건강하고 심혈관계 질환이 없는 환자들이 굳이 심장에 좋게 하겠다고,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겠다고 드실 필요는 없는 것이다.
이 오메가 3는 중성지방이 높고, 당뇨나 고혈압 혹은 심근 경색등이 이미 있어 심혈관 질환의 2차 위험이 높은 분들에게 스타틴이라는 고지혈증을 복용하는 상태에서 추가적으로 드시는 것이 도움이 될수도 있겠다 정도의 권고 수준을 갖는 약이다. 그리고 오메가 3는 정식으로 의약품으로 허가받은 약이 있고 보조제 정도로 일반적으로 팔리는 약이 있다. 정식 의약품으로 허가된 것이 약값도 더 싸고 오메가 3의 함량도 더 많기 때문에 심혈관계 고위험군이고 중성지방이 높은 경우는 담당의사와 상의하여 처방 받는 면이 약값이나 효능면에서 더 나은 선택이 될 것이다.
무언가 좋은 보조제를 먹어서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돈을 많이벌겠다고 기본적으로 빚이 많고 과소비가 심한 사람들이 주식이나 부동산등으로 돈을 벌고자 하면 기본 씀씀이가 커서 잠시 돈을 벌어도 부자가 될 수 없다. 아무리 몸에 좋게 하겠다고 기본적인 질 좋은 식사와 운동을 하지 않은 채, 주변의 말만 듣고 보조제만 찾아서 먹는다면 몸은 절대 건강해 지지 못하고 오히려 다른 부작용들만 생길 것이다.
균형잡힌 식사와 꾸준하고 적당한 운동, 그리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건강의 기본이고 건강에 문제가 생겼을때는 믿을 수 있는 전문가에게 맡겨 과학적으로 증명된 치료법으로 관리를 받아야 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