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초연 당시 극찬받았던 한국산 창작뮤지컬 ‘벤허’가 더 완벽해진 모습으로 돌아와 관객들을 맞고 있다. 역동적인 스토리 라인은 살리면서, 대사를 줄이고 14곡의 넘버(삽입곡)를 추가한 뮤지컬 ‘벤허’는 더 풍성해진 무대로 관객들의 감성을 촉촉히 적셔준다. 무엇보다 뮤지컬 주요 관객인 2030세대를 넘어 중장년층까지 흡수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꾸준히 공연될 ‘스테디셀러’의 향기가 나는 작품이다.
|
뮤지컬 ‘벤허’는 루 월러스(lew Wallace)가 1880년 발표해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이야기는 서기 26년, 로마의 장교가 된 친구 메셀라와 예루살렘 귀족 벤허가 재회하면서 시작된다. 로마의 편에 서달라는 메셀라의 요청을 거절한 벤허는 반역죄를 뒤집어쓰고, 로마 함선의 노예로 전락한다. 복수심을 불태우던 벤허는 노예선에서 로마 퀸터스 장군을 살려내 신분을 회복하고, 메셀라와 다시 만나 복수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고 있다.
커튼이 젖혀지고 막이 오르면 블록버스터 영화를 무대 위로 옮겨놓은 듯한 웅장한 스케일의 무대가 시선을 강탈한다. 콜로세움의 성벽이나 2000년 전 ‘벤허’의 집을 재현한 무대 세트는 장엄한 데다 디테일마저 돋보인다. 무대 전면의 스크린에 투사해 구현한 로마 함선에서 노를 젓는 장면, 벤허가 물에 빠진 퀸터스 장군을 건져내는 장면 등도 기발하다. 마치 바다 속에 있는 것같은 착시가 든다.
회전 무대 위에서 실제 크기의 8마리 말과 두 대의 마차로 생생하게 구현한 벤허와 메셀라의 전차 경주 장면은 압권이다. 이 회전 무대는 메시아가 골고다 언덕을 향해 가는 마지막 장면에 다시 쓰인다. 회전 무대는 벤허가 사람들 사이를 지나 십자가를 진 메시아와 마주하기까지 역동적으로 움직이며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여기에 홀로그램 등을 활용한 다양한 영상효과와 시각 장치가 더해진 뮤지컬 ‘벤허’는 무대라는 제약된 공간에서 보여줄 수 있는 최고 수준의 ‘볼거리’를 선사한다.
◇심금 울리는 넘버, 환상적인 앙상블
비주얼만 신경쓴 작품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영화 ‘벤허’와 비교해도 손색없을 만큼 방대한 서사, 서정적이면서도 강렬한 넘버들로 러닝타임(155분)을 가득 채운다. 특히 종교색 짙던 원작 소설과 달리, 방대한 서사를 통해 복수의 화신이 된 벤허의 인간적 고뇌에 집중해 거부감이 없다. 단순한 선과 악의 대립 구도에서 벗어나, 벤허와 메셀라 두 주인공을 통해 고난과 역경, 복수와 용서, 사랑과 헌신 등을 얘기해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14곡이나 되는 넘버를 새로 추가하면서 대사가 많아 다소 연극적이었던 초연의 아쉬움을 지워낸 것도 눈에 띄는 부문이다. 특히 새 넘버 ‘살아야 해’는 벤허의 절망과 슬픔, 그리고 메셀라를 향한 복수심을 역동적으로 표현하면서 단박에 ‘대표 넘버’로 부상했다. 이외에 운명, 나 메셀라. 골고다 등 심금을 울리는 아름다운 넘버들이 몰입도를 높여주고 있다. 26명의 앙상블 배우들도 뮤지컬 ‘벤허’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 포인트다. 감탄사를 자아내는 완벽한 군무와 액션 신, 다양한 장르의 안무· 노래로 ‘갓상블(신+앙상블)’로 불린다.
벤허 역에 카이, 한지상, 민우혁, 박은태, 메셀라 역에 문종원, 박민성, 에스더 역에 김지우, 린아가 출연한다. 오는 10월 13일까지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된다. 현재 모든 좌석을 30% 할인하는 ‘굿바이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할인 전 티켓 가격은 6만~ 14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