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현아 양희동 기자]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전자회사 삼성전자와 통신에서 벗어나 IT기술회사로 탈바꿈 중인 SK텔레콤이 전략적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산업계의 핵심으로 떠오른 AI와 모빌리티가 지배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선제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삼성과 SK가 그동안 사업 파트너로서 친밀한 협조관게를 유지해온 것에서 더 나아가 신밀월관계를 구축해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두 회사의 협력 필요성은 현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올해 CES(세계가전전시회)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이번 행사의 화두는 인공지능(AI)을 품고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모빌리티다. 삼성전자가 차세대 AI 프로젝트로 개발한 헬스·라이프케어 로봇을 대거 선보였고,현대차와 BMW 등 자동차 메이커들은 5G 통신과 AI(인공지능)가 접목된 미래형 자동차를 새롭게 제시했다. 인텔 자회사 모빌아이는 BMW에 자율주행 도로경험관리 기술을 제공해 하반기 도로 시험을 하겠다고선언했다.
양사의 협업은 단말기를 파는 회사와 통신사 관계를 넘어 △차세대 차량용 플랫폼 개발 △애플 아이메시지와 겨룰 차세대 메시지 서비스 △화웨이와 경쟁하는 5G 코리아 동맹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SK텔레콤은 ‘CES 2019’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 9일(현지시각) 삼성전자가 2017년 3월 9조 원 들여 인수한 세계 최대 자동차 전장기업 하만, 미국 지상파 방송사 싱클레어 방송그룹과 미국내 카라이프 혁신을 주도할 차량용 플랫폼을 공동개발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SK텔레콤과 싱클레어가 조인트 벤처를 통해 만든 양방향 맞춤형 지상파 방송표준 솔루션(ATSC3.0)을 하만의 카오디오 등 자동차 전장 제품에 넣는다는 계획이다. 두 회사는 삼성스마트폰 기반의 RCS(통신사들이 운영하는 차세대 메시지 서비스)도 시작한다. 별도 앱을 깔지 않아도 삼성 스마트폰 메시지앱에서 데이터 통화료 없이 바로 채팅이 가능한 서비스다. 카카오톡과 겨룬다기보다 애플의 메시지 서비스인 아이메시지 대항마 성격이 강하다.
같은 맥락에서 조만간 출시될 삼성전자의 폴더블폰에 탑재되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 SK이노베이션이 개발한 폴리이미드 필름(PI)기술이 적용될 전망이다. 폴더블폰을 수만 번 접었다 펴도 자국이 남지 않으려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용 PI가 필요하다.
미래성장동력에서 삼성과 SK의 협력은 2015년 4월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의 업무협약(MOU) 이후 본격화됐다. 두 회사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글로벌 기술선도 경쟁이 치열한 5G 네트워크와 단말기, IoT 플랫폼 등에서 개발의 방향성과 서비스 일정 등을 긴밀히 협의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