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도쿄 시부야에 위치한 안경점 진스(JINS) 플래그십 스토어. 남성고객 한 명이 점원에게 안경을 착용한 자신의 모습이 담긴 스마트폰을 내밀었다. 점원은 잠시 재고를 뒤적거리더니 해당 모델을 찾아줬다. 착용해보던 고객은 스마트폰으로 찾아 온 다른 모델도 확인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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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점원은 “앱으로 확인한 뒤 매장에서 직접 착용해보는 경우가 조금씩 늘고 있다. 안경점에서 보내는 시간이 훨씬 줄어들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일본 기업들의 빅데이터와 AI(인공지능) 활용이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 안경이나 의류는 물론 이동통신 매장에 이르기까지 일본인들의 일상에 자연스레 녹아드는 모습이다. 지난 9월 일본 유니클로가 챗봇 ‘유니클로 IQ’ 도입을 발표해 전세계적으로 화제가 됐지만, 이미 일본 현지 브랜드들은 앞다퉈 혁신 서비스를 도입해 고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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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긴자 매장에서 만난 이즈미 씨는 “아직 로봇을 사용하는 편이 익숙치 않아 직원을 먼저 찾게 된다”면서도 “여유가 없을 때 페퍼를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동시에 개인들의 창의력을 키우고 신산업을 창출하는 문화도 자리잡고 있다. 지난 2012년 처음 도쿄 시부야에 문을 연 ‘팹카페(fab cafe)’는 팹(fabrication)과 카페를 더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카페 안에는 그냥 커피를 마시거나 책을 읽는 손님들도 있지만 3D 프린터와 레이저커팅기, 3D 스캐너, 재봉틀 등 각종 도구들을 갖춰 여러가지 제품 제작을 하려는 사람도 적지않다. 직접 그림을 그려 자신만의 노트를 만들거나 카드지갑 같은 소지품을 제작하는 등 일반인들도 자주 찾는다고 점원은 귀띔했다.
팹카페는 현재 일본 도쿄와 교토는 물론 대만 타이페이, 스페인 바르셀로나, 태국 방콕, 프랑스 툴루즈,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멕시코 몬터레이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가고 있다. 올해는 디지털에서 구상한 작품을 현실로 구현한 뛰어난 창작물을 선정, 시상하는 ‘유팹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어워즈(YouFab Global Creative Awards)’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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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라(KOTRA) 일본 도쿄무역관의 이세경 과장은 “일본 기업들은 그동안 한국과 중국에 뒤처져있었으나 4차 산업혁명 경쟁에서는 앞서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면서 “일본 정부의 4차 산업혁명 전략은 경제성장과 사회문제 해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수단이 되고있는 만큼, 한국도 강점과 약점을 반영한 4차 산업혁명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