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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초전도체 관련주로 분류되는 서남(294630)은 전 거래일 대비 가격제한폭인 8450원까지 오르며 상한가에 직행했다. 2거래일 연속 상한가이며, 27일 이후 5거래일 연속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덕성(004830)과 신성델타테크(065350) 역시 전날에 이어 2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모비스(250060)와 원익피앤이(217820)도 이날 상한가로 마감하는 등 초전도체 테마주로 분류된 종목들이 모두 초강세로 마감했다.
한국거래소가 전날 서남을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했으나 상승세는 꺾이지 않았다. 5거래일간 서남의 누적 상승률은 178.88%로, 시가총액은 675억원에서 1885억원으로 치솟았다.
초전도체는 전기저항이 ‘제로’인 물질을 말하며 손실 없이 전력을 송전할 수 있으며 자기부상열차 등 개발에도 사용된다. 상온에서는 작용하지 않는 한계가 있었으나 퀀텀에너지연구소 연구진이 논문 사전공개사이트에 초전도 현상을 보이는 ‘LK-99’에 대한 논문을 공개하며 테마주의 오름세가 시작됐다.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산업 구조를 바꿀 혁신이 일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배경이 됐다.
초전도체 테마주 급등의 주포는 개인투자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서남의 지난 5거래일간 평균거래량은 1518만건으로 6월 평균인 24만건보다 63배 넘게 늘었으며 대부분이 개인투자자의 매매다. 누적 매수대금 4061억원 중 92%인 3734억원이 개인 거래대금이며 9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증권가에서는 2차전지에 쏠렸던 개인투자자 수급이 초전도체 테마로 옮겨가고 있다고 분석한다. 고평가 논란 속에서도 상승세를 이어온 2차전지 관련주가 최근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자 피로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새로운 포지션을 찾아가고 있다는 얘기다. 초전도체 테마가 급등한 지난 5거래일간 2차전지 주요 종목을 추종하는 KRX 2차전지 K-뉴딜지수는 8.71% 하락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초전도체 테마주의 시가총액이 상대적으로 2차전지 관련 종목에 비해 적긴 하나 수급이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과학계서는 검증 중…수혜 여부도 불투명
단기간에 관련 종목에 수급이 쏠리자 초전도체 테마주에 대한 투심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LK-99’에 대한 퀀텀에너지연구소의 논문이 아직 학계의 검증을 받지 않은데 따른 리스크가 크다는 지적이다. 현재 전 세계 과학계의 주목 속 진위 논란이 이어지고 있으며 상온 초전도체가 아닌 자성을 보이는 다른 물질이라는 견해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상반기 2차전지 급등으로 ‘포모’(FOMO 고립공포감)를 경험한 개인투자자들이 다소 성급한 투자 판단을 내리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상온 초전도체의 검증 여부와 별개로 테마주로 언급된 종목들의 수혜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분기보고서 등에 따르면 덕성은 신소재 사업을 추진 중이긴 하나 합성피혁 부문 매출액 비율이 전체의 68.1%를 차지하고 있고, 퀀텀에너지연구소의 지분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신성델타테크는 세탁기와 에어컨, 냉장고 등 생활가전제품의 부품 등 물류서비스가 중심이다. 모비스와 원익피앤이의 사업영역도 초전도체와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초전도체는 AI와 2차전지로 쏠렸던 수급이 크게 이동할 수 있는 전환점을 제공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며 관련 테마군을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최근의 상승세는 분명히 기대감에 의존한 것으로 실망감으로 변화할 경우에는 강한 하락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