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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 年 3만원짜리 유료 멤버십 연중 출시 계획
23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004170)그룹은 연 3만원짜리 유료 멤버십 카드를 오는 7월 선보일 예정이다. 이마트(139480)를 비롯한 신세계백화점·SSG닷컴·스타벅스·G마켓·신세계면세점 등 6개 계열사의 혜택을 한데 모은 서비스다.
이마트는 지난해 5월부터 SSG닷컴과 G마켓 등 2개사를 통합한 유료 멤버십 ‘스마일클럽’을 운영중이다. 올해는 여기에 신세계그룹의 오프라인 플랫폼을 추가해 총 6개사 연계 유료 멤버십을 출시한다는 것이다. 스마일클럽 회원 수는 현재 300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기존 이커머스 업계 중 통합 멤버십을 운영하는 쿠팡이 빠른 배송(로켓배송)을, 네이버(035420)가 적립 혜택을 내세웠다면 신세계그룹은 자사의 온·오프라인 채널을 융합한 서비스를 앞세울 것으로 보인다. 온·오프라인 채널을 모두 가진 신세계의 장점을 활용해 그룹의 모든 채널을 하나로 모아 고객 접점을 늘리려는 방침으로 해석된다.
새벽배송 플랫폼 ‘마켓컬리’도 유료 멤버십 도입을 염두에 두고 ‘베네핏 패키지’를 시범 운영 중이다. 일정 금액을 내고 해당 패키지를 구매하면 3개월간 적립금과 할인쿠폰을 지급하고 무료배송 혜택을 준다. 지난해 12월에 패키지를 한정 판매했고, 3월까지 시범 운영한다. 컬리 관계자는 “시범 운영 종료 후 이용자들의 패턴과 만족도 등을 분석해 향후 유료 멤버십 도입 추진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유통업체 멤버십은 백화점 등에서 VIP 고객을 중심으로 주로 진행됐다. 그러나 소비심리 위축으로 고객의 지갑이 얇아지자 자사 고객에게 특별한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집중 ‘타깃팅’을 하면서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라면세점은 작년 면세 업계 최초로 200명 한정 유료 멤버십 ‘신라앤’을 선보여 이틀 만에 완판했고, 올해 추가로 회원을 모집했다. 가입비 50만원에 고객은 약 70만원 상당(환율 1400원 기준)의 면세점 포인트 및 각종 제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라면세점은 또 이달 초 100명 한정으로 가입비 80만원에 아모레퍼시픽(090430) 상품 구매 시 혜택을 주는 특정 브랜드 전용 멤버십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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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막대한 유료 멤버십 회원을 바탕으로 이익을 내고 있어 최근 업계가 이 방식에 더욱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온·오프라인 유통 시장에 유료 멤버십을 정착시킨 ‘게임 체인저’로 평가된다. 국내 업체 중 최다인 유료 멤버십 회원 약 1000만명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켓배송으로 대표되는 빠른 배송을 넘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도약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유료 멤버십을 출범한 쿠팡은 월 회비 2900원에 로켓배송, 무료배송, 무료반품 등의 서비스를 제공했고, 2020년 12월에 자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쿠팡플레이’를 선보였다. 유통이라는 업의 본질과 상관 없는 서비스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손흥민의 영국 프리미어 리그 토트넘 홋스퍼 FC 내한 경기 및 세계적인 록밴드 콜드플레이 공연 등을 독점 중계하면서 유료 멤버십 회원을 ‘가두는’ 효과를 봤다.
쿠팡은 로켓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후 8년간 만성 적자에 허덕였지만 결국 작년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록 인’ 효과를 성공적으로 입증해 냈다. 지난해 멤버십 회비를 월 4990원으로 인상했지만 이탈률이 낮았던 이유도 다양한 혜택 때문이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멤버십 회비 인상이 작년 3분기 쿠팡이 로켓배송 출범 후 8년 만에 흑자 전환하는 데에도 긍정적으로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고객 입장에서 특별히 이득 볼 게 없다면 정기적으로 돈을 내고 서비스를 이용하기란 힘들다는 예측도 있다. 혜택이 과도하거나 애매할 경우 기업의 비용 부담만 커져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뿐만 아니라 유료 멤버십은 단순 구매를 넘어 구독을 통한 관계 구축을 위해 선호되고 있다”면서도 “최근 고물가와 소비 심리 위축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알짜 멤버십만 남겨두고 해지하는 움직임이 늘면서 내용을 재정비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어 “고객들이 ‘본전을 뽑았다’고 여기는 기준이 높아졌기 때문에 이런 소비자들을 만족시키지 않는다면 비용만 누적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